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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침체의 여파가 서울 강남권 새 랜드마크급 아파트에까지 미치면서 본격적인 매매가격 조정을 받고 있다. 서울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전경. |
래미안퍼스티지·반포자이 등도 부동산 침체로 매매가격 급락
"내년초까지 지속될것" 분석도
서울 강남권 새 랜드마크 단지의 아파트조차 본격적인 매매가격 조정에 들어갔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반포자이', '반포리체'등 강남권 신규 아파트 단지 매매가격이 최근 들어 급락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꿋꿋한 모습을 보이며 강남권의 대표적인 고가아파트 자존심을 지켜왔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이들 단지는 그동안 재건축 추진단지를 제외한 신규 아파트 가운데 3.3㎡당 매매가격에서 최고수준을 유지해왔다.
부동산시장에 불고 있는 찬바람이 강남권 랜드마크급 아파트단지에도 몰아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초까지 부동산시장 활성화의 모멘텀이 없다며 가격 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4일 서울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009년7월 입주를 시작한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85㎡ 최저 실거래가격이 지난 1ㆍ4분기 14억5,000만원에서 4ㆍ4분기 들어 13억5,000만원으로 1억원 떨어졌다. 래미안퍼스티지 85㎡가 13억원대에 체결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는 매도호가 13억원 후반대 85㎡ 매물이 많이 있고 13억3,000만원짜리 급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래미안퍼스티지 인근 H공인 관계자는 "강남 다른 지역에 이어 래미안퍼스티지도 전반적인 조정이 시작됐다"며 "15억원대에도 매물이 나와있지만 13억원대 급매가 아니면 체결이 쉽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래미안퍼스티지와 쌍벽을 이루는 반포자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 4ㆍ4분기 85㎡ 최저 실거래가격은 12억6,500만원까지 내려간 가운데 최고가도 14억3,900만원에 그쳤다. 올 1ㆍ4분기만 해도 반포자이 85㎡는 12억7,000만~15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반포자이 인근 S공인 관계자는 "85㎡ 급매의 경우 13억원대에서 12억원대로 최근 2,000만~3,000만원 하락했다"며 "부동산 경기가 안 좋으니 12억원대 급매가 아닌 이상 거래도 잘 안 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입주가 시작된 반포리체 85㎡ 최저 실거래가격도 올 1ㆍ4분기 11억9,500만원에서 4ㆍ4분기 11억원으로 1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선호도가 높았던 랜드마크급 단지들도 가격 조정을 피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써브'의 함영진 실장은 "서초구에 신규 단지들이 최근 몇 년 간 없었기 때문에 래미안퍼스티지, 반포자이 등이 랜드마크 역할을 하며 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았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이들 단지들도 부동산 경기의 전반적인 침체를 이길 수 없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함 실장은 이어 "계절적인 비수기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고 시장의 모멘텀이 없어 가격 조정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황정수기자 pa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