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시세보다 저렴할 듯
계약 후 1년간 전매금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은 주택시장에서 '찬밥' 대접을 받아 왔다. 집이 크니 가격이 비싸 구매력이 떨어진 수요자 입장에서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대형 시장이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니다. 분양시장에선 입지 여건이 좋은 지역의 중대형에 청약자가 몰렸다.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구 자곡동 일대 강남보금자리지구에 나온 래미안 강남 힐즈(91~101㎡)는 평균 3.5 대 1의 청약 경쟁률로 전 주택형에서 순위 내 마감됐다. 지난해 11월 한화건설이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분양한 꿈에그린 프레스티지(101~128㎡형)도 1104가구 모집에 2151명이 신청했다. 한화건설 김기영 부장은 “중대형이라고 모두 꺼리는 게 아니고 상품이 좋으면 수요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괜찮은 지역의 중대형을 기다려온 수요자들에게 올해가 분양받을 기회가 될 것 같다. 청약 경쟁이 치열했던 인기 지역에서 중대형 분양이 잇따르기 때문이다. 동보주택건설 강진원 전무는 “그동안 중대형 분양이 적어 큰 집을 찾는 수요가 누적됐다”며 “업체들도 중소형 못지않게 중대형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분양 예정인 중대형 물량 가운데 특히 그동안 공급이 뜸했던 서울·수도권의 인기 신도시 단지가 눈길을 끈다. 서울 위례신도시,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등에서 7100여 가구가 나온다.
위례신도시 물량은 2700여 가구다. 삼성물산·대우건설 등 브랜드 인지도도 높은 단지들이다. 지난해 대우건설이 위례신도시에서 처음으로 분양한 민간 중대형(106~112㎡ 549가구)은 1, 2순위 청약에서 평균 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동탄2신도시에선 3500여 가구가 주인을 찾는다. 개발이 거의 끝나가는 판교신도시에선 마지막 아파트로 판교역 옆에 들어서는 주상복합아파트인 알파돔시티가 분양된다. 백화점·호텔·상업시설 등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단지다.
이들 중대형의 분양가 부담은 크지 않을 것 같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책정돼서다. 지난해 위례신도시에 나온 푸르지오 분양가는 3.3㎡당 평균 1810만원으로, 인근 송파구 평균 아파트값(3.3㎡당 2197만원)보다 쌌다.
중대형도 실속형 설계를 선보이며 가격 부담을 더욱 낮췄다. 같은 크기라도 서비스 면적 등이 넉넉해 집을 넓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동탄2신도시에 분양할 아파트에 '알파룸'(자투리 공간을 살려 놀이방·서재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을 최대 2개까지 넣는다. 주방엔 북카페 등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포스코건설 성재호 분양소장은 “수요자가 직접 고를 수 있는 선택 항목을 대폭 늘려 취향에 맞춰 집을 꾸밀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입주민의 취향을 반영한 맞춤형으로 위례신도시 래미안 평면을 꾸밀 예정이다.
중대형 단지에 청약하려면 주택형에 따른 지역별 예치금을 맞춘 청약예금이나 청약종합저축이 있어야 한다. 중소형에 청약할 수 있는 통장이 있다면 중대형으로 바꿀 수 있다. 단 예치금을 증액하고 3개월 후 청약 자격이 된다.
규모가 66만㎡가 넘는 신도시는 해당 지역(30%) 외에 서울·수도권의 다른 지역(70%) 거주자도 청약할 수 있다. 같이 경쟁이 붙으면 해당 지역 거주자가 유리하다. 서울·수도권 신도시의 중대형은 계약 후 1년간 전매가 제한된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최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