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최고 억대 이상의 추가분담금이 발표돼 급매물이 쏟아져 나온 상황에서 사업 자체에 제동을 거는 대법원 판결까지 나와 가락시영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은 큰 혼란을 맞고있다. 사진은 가락시영아파트 단지. |
“이러다 용산 꼴 나는 것 아닌지…”
추가분담금 발표에 급매물 쏟아졌는데
법원서 재건축 제동까지 ‘엎친데 덮친격’
서울시도 법률자문 요청 예의주시
[헤럴드경제=김수한ㆍ박병국 기자] 대법원의 재건축 결의 취소 판결에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재건축 조합원들 사이에 격랑이 일고 있다.
7일 오후 가락시영 인근 공인중개업소에는 가락시영 조합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인근 대한 공인을 찾은 A(60대ㆍ여) 씨는 “어제 뉴스보고 심장마비 온 노인들 몇 명 있을 것”이라며 “이러다 용산 꼴 나는거 아닌지 모르겠다”며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대한 공인 관계자는 “손님들이 아침부터 4~5명 이상 다녀갔다”면서 “대부분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묻는 문의였다”고 했다.
가락시영 재건축 단지는 지난달 억대의 추가분담금이 발표된 여파로 1차 충격파를 받은 데 이어 이날 대법원의 취소 판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2차 충격을 받아 ‘넉다운’ 상태였다.
지난달 추가분담금 폭탄 소식에 급매물이 쏟아지면서 가락시영 매물은 지난달에 비해 1억원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가락시영 2차 56㎡는 지난 2월 7억7000만원 선에 거래됐지만 6억8000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6일 대법원이 “조합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변경하려면 조합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하지만 해당계획은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한 흠이 있다”며 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하는 결정을 내리자 조합원들은 패닉에 빠졌다.
조합 집행부는 조합원들에게 전체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조합원 달래기에 나섰지만 혼란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합 측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대법원 판결취지는 신청 결의가 무효가 아니며 취소사유는 고등법원에서 다시 심의하라는 것으로 원고나 피고 누구에게도 실익이 없는 소송이고 현실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발칵 뒤집어진 분위기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7일 오전 중 10통 이상 가락시영 관련 문의 전화를 받았다는 인근 K공인 관계자는 “법원 판결로 사업시행결의가 취소되면 사업시행인가 이후에 서울시로부터 용적률을 올려받은 내용이 무효가 되는 것인지 아닌지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 어서 명확한 결정이 내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논란의 핵심은 대법원에 의해 사업시행결의가 취소되면 그 사업시행계획을 바탕으로 서울시에 의해 변경 승인된 현재의 사업시행계획도 무효가 되느냐, 아니냐 여부다. 현재의 사업시행계획도 옛 사업시행계획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함께 취소될 거란 의견과 이번 대법 판결은 과거 내용에 대한 판결일 뿐 무의미하다는 의견 등이 분분한 상태다.
소송을 진행한 김득균 행정소송자모임 대표는 “대법에서 취소를 받았으면 새사업시행계획도 자동적으로 취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조합측 법률 자문을 맡은 변호인 측은 “사업을 진행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대한 논쟁이므로 현 시점에서는 실익이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향후 고등법원의 판결에 가락시영의 향배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시 공동주택과 관계자는 “고등법원에서 문제가 없다고 하면 그대로 진행하는 것이고 문제가 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이 있을지 따져봐야 한다”면서 “현재 시에서도 법률자문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