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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조합장까지 해임시킨 카톡의 위력…용산4구역 조합원들의 반란

서광 공인중개사 2015. 3. 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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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조합장까지 해임시킨 카톡의 위력…

용산4구역 조합원들의 반란

 

 




용산국제업무지구와 민족공원에 인접해 서울 도심의 핵심 노른자위로 꼽히던 국제빌딩주변4구역(용산4구역)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11일 용산 재개발 및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말 열린 용산4구역 총회에서 조합장과 임원진의 연임 안건이 부결됐다.

해당구역 조합장 및 임원진은 지난 2006년 조합 설립 이래 현재까지 연임을 해왔던 터여서 연임안 부결은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조합장 연임을 저지한 조합원들은 이 기세를 몰아 향후 열릴 조합장 선임 총회에서 새 조합장을 당선시킨다는 계획이다.

조합장 연임 실패는 개발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조합장과 임원진에 대한 강한 불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개발 및 재건축 조합에서 기존 조합장을 반대하는 소위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 측 조합원들이 총회에서 조합원 표결을 통해 조합장과 임원진의 연임을 막고 새 조합장 선출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게 재개발 업계의 시각이다.

재개발업계 관계자는 “비대위 조합원들이 조합장을 끌어내리고 새 조합장을 선출하는 것은 조선시대 역모를 일으키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있다”며 “그럼에도 서울 도심의 노른자인 용산4구역에서 비대위가 조합장 연임을 막을 수 있었던 숨은 비결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의 위력이었다”고 평가했다.



조합 비대위 관계자들은 최근까지 의사소통 수단으로 벽보나 복사물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용산4구역 비대위 관계자들은 조합원 약 300여명을 모두 카카오톡 대화방으로 초대해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방에서 소위 ‘팩트’ 위주로 사실을 전달하고 비판과 의혹을 제기하면서 다수의 공감을 얻어냈다는 것이다.

용산4구역 비대위 측 조합원인 대형로펌 소속 변호사 L 씨는 “조합의 문제점이나 중요 안건을 알릴 때 벽보나 복사물을 사용하면 일회성에 그치고 조합원들의 호응도 얻기 쉽지 않다”며 “카카오톡 대화방을 통해 명백한 사실 관계 위주로 이야기를 전달하니 조합원들이 언제든 필요할 때 읽어보고 상황을 파악해 결국 강력한 지지를 보내왔다”고 했다.

용산4구역은 지난 2009년 철거 과정에서 사망사고가 일어난 ‘용산 참사’의 현장으로 유명하다. ‘참사’ 이후 사업 재개를 위한 노력이 이어져왔지만 상황은 쉽게 호전되지 않았다. 수익성이 악화돼 기존 시공사들이 사업불참 통보 후 사업장을 떠났고 지난해 9월에는 조합 측이 시공사 재선정 절차를 진행했지만 입찰자가 없어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