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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과세·처벌권 쥔‘부동산검찰’…“과도한 시장통제 우려”
문화일보 | 2020.09.02
정부‘부동산거래분석원’신설
부동산법 위반엔 과태료 부과
형법 어기면 즉시 檢·警 고발
개인 금융정보 조회권한 부여
이달중 법률 제정·입법하기로
‘시장불안은 투기세력 탓’ 고수
“부동산 정책실패 면피용” 지적
과세·금융정보를 손에 쥔 사법당국이 총동원된 부동산감독기구가 출범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상설화하기로 한 부동산 감독기구는 가칭 ‘부동산거래분석원’으로 정해졌다. 무소불위, 옥상옥 평가를 받는 조직 신설을 통해 투기세력을 차단하겠다는 게 정부의 의지인데 현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투기세력에게 돌리는 일종의 면피라는 비판을 피하긴 어렵다. 또 패놉티콘(일망감시기구) 식의 과도한 시장 감시 기능이 실거래마저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2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부동산 불법행위 근절과 국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 차단 조직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야기하는 원인이 투기세력 때문이고 이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미다. 기존 국토교통부 내부의 임시조직인 부동산시장 불법행위대응반(대응반)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이 조직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주 부동산시장 대응반이 올해 5월부터 3개월 동안 9억 원 이상 고가주택 거래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며 시장 교란세력의 존재와 이들이 현재의 시장 불안 원인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국토부 내 상설조직으로 설립될 부동산거래분석원은 기존 대응반의 확대 형태로 볼 수 있다. 현재 대응반은 국토부, 검찰, 경찰, 국세청, 금융감독원 등 7개 기관 13명으로 구성된 국토부 내 임시조직이다. 대응반 이전에도 국토부는 국세청·금융위원회·서울시 등과 함께 ‘서울 지역 실거래 관계기관 합동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들은 각자의 고유 업무를 하면서 조사 업무를 겸임해 이상거래 검토 등 조사를 신속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벤치마킹한 금융정보분석원이 80여 명 규모로 이뤄져 있고,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100명 이하 조직으로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관계법 위반에 대해선 과태료 부과, 형법 위반에 대해선 적발 즉시 검·경에 고발하는 형태로 기능을 수행한다. 무엇보다 개인금융·과세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법적 권한도 부여돼 언제든 이상거래를 추적,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9월 중 법 개정을 통해 이러한 권한을 부여할 계획이다.
이 같은 정부의 부동산거래분석원 설립이 ‘극도의 시장 통제’가 될 것이란 우려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해 시장의 혼란과 불안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투기세력·교란세력 탓을 하며 이들을 희생양 삼아 여론의 비난을 피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금융·과세정보를 움켜쥔 정부가 사인 간 거래에 해당하는 부동산 거래를 정부가 일일이 간섭하고 단속을 이어간다면 시장거래 자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 벌어지는 호가 조작이나 집값 담합 등 시장 교란행위가 과거 오프라인 중심이 아닌 온라인 부동산 카페나 메신저, SNS를 통해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사생활 침해 논란도 일어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등록 임대사업자의 공적 의무 위반 합동점검에 대해서도 시장은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다. 임대사업 양성화·투명화를 강조하며 장려하다가 갑자기 임대사업자를 죄인 취급하며 단속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모든 부동산 거래를 단속하겠다는 정부의 지나친 개입이 시장 위축을 불러올 것”이라며 “정책 실패를 일부 투기세력 탓으로 돌리는 정부 행태에 대해 국민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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