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한 채에 발목잡힌 재개발…옥인1구역 사업중단
서울시 `이전→존치` 로 방침 바꿔
100년가량 된 고택으로 서울시 보존 방침에 따라
주변 옥인 1구역 재개발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윤덕영 가"<매경DB>
서울 지하철3호선 경복궁역에서 내려 종로구 보건소 방향으로 걸어서 10여 분 거리에 있는 종로구 옥인동 47 일대 단독주택촌. '옥인 제1구역 주택재개발구역'이다. 좁은 골목을 따라 잠시 오르자 오래된 한옥 한 채가 눈에 들어온다.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인 순종의 두 번째 부인 순정효황후 윤씨 큰아버지 윤덕영 씨가 살았다고 알려진 '윤덕영 가'(서울시 민속자료 23호)다. 지어진 지 100년 넘은 고택이다. 문틈 사이로 안을 들여다보니 온갖 잡기가 어지럽게 널려 있다. 현재 이곳엔 6가구가량이 세들어 살고 있다.
옥인1구역을 둘러싼 주민과 서울시 간 갈등은 바로 이 고택에서 비롯됐다. 옥인1구역은 인왕산 산기슭 아래 3만282㎡ 규모로 낡은 집 155채가 자리 잡고 있다. 윤덕영 가를 비롯해 일제시대 때 건립된 주택 등 대부분 집들이 40~50년을 훌쩍 넘겼다. 현재 194가구가 살고 있다.
노후도가 심해짐에 따라 주민은 2003년부터 재개발을 추진했다. 2007년엔 정비구역 지정을 받았고 2009년 11월엔 사업시행인가를 취득했다. 당시 주민과 서울시는 구역 내에 있는 한옥을 외부로 이전 복원하는 데 합의했다.
지난해 6월에는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했다. 이미 35가구는 이전을 마쳤다. 하지만 서울시는 한옥을 그대로 존속하는 방향으로 재개발을 추진하라고 지난해 말 방침을 바꿨다.
주민은 격앙돼 있었다. 2009년 사업시행인가를 내 줄 때는 아무 말 없다가 이제 와서 문화재 보호를 이유로 재개발 추진이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만약 조합이 서울시 방침을 수용하면 조합총회부터 다시 열어 설계도면을 다시 짜는 등 사업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정비구역 지정 이후 5년 가까이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아 온 주민들로선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조합에 따르면 이곳엔 재개발을 거쳐 5층 아파트 12개동 3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대림산업이 시공을 맡게 된다.
정해석 옥인1구역 조합이사는 "한옥을 존치하면 추가 부담금이 크게 늘 수밖에 없어 사업 추진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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