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자영 기자]고가 분양설이 나돌고 있는 왕십리 뉴타운 1구역 재개발 아파트의 분양 성공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왕십리 뉴타운 1구역 조합에 따르면 일반 분양가는 3.3㎡ 당 평균 1925만원으로 책정됐다. 평균 2000만원대를 주장하던 조합과 1800만원대를 고집하던 시공사간의 절충이 이뤄진 가격이지만 침체된 부동산시장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조차 만만한 규모다.
특히 이같은 분양가는 올 초 분양에 실패한 2구역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2구역의 전철을 밟는것 아닌가하는 우려의 목소리마져 나오고 있다.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 동에 위치한 왕십리 뉴타운은 2구역과 1구역, 3구역 등 3개 구역으로 나눠져 재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구역은 1702세대(일반분양 602세대), 전용면적 59~148㎡로 구성됐고, 2구역은 1148세대(일반분양 512세대), 55~157㎡로 비슷한 규모와 상품 구성을 갖췄다. 2,5,중앙선 등 지하철 3개 노선이 지나는 트리플 역세권에 위치한데다 북측으로는 청계천이 흐르는 등 우수한 입지로 ‘알짜 뉴타운’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상황은 기대 이하였다. 왕십리2구역의 경우 올 초 3.3.㎡당 평균 1948만원의 가격으로 일반분양에 들어갔으나 1순위 모집결과 평균 청약경쟁률 0.87대1을 기록하는 등 로 100% 분양에 실패했다. 고분양가 논란에 휩말리면서 실수요자들이 고개를 돌렸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의 중형 평형 일부와 대형 평형 대부분은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한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왕십리 1구역이 책정한 일반 분양가는 2구역에 비해 3.3㎡당 겨우 20만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주택형별로 비교해도 총분양가 차이가 1000만~2000만원 정도에 불과해 사실상 비슷한 가격이라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왕십리 1구역에 대해 고분양가 분양설이 나오는 이유다.
왕십리 1구역 시공사 관계자는 “조합 내부에서는 2구역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다고 인식해 외부 시선과 큰 격차가 있다”며 “시공사는 더 저렴한 분양가를 주장했지만 합의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3.3㎡당 1920만원대의 분양가는 인근 시세와 비교해서도 비싼 편이다.
왕십리의 공인관계자에 따르면 왕십리 뉴타운과 인접한 ‘황학동 롯데캐슬 베네치아’의 최근 시세는 전용면적 59㎡은 3억9000만~4억3500만원, 84㎡ 5억5000만~6억1000만원으로 3.3.㎡당 1600만~1700만원 선이다. 준공된지 4년이 넘은 데다 주상복합 아파트지만, 신규 분양가가 주변시세 보다 저렴하게 책정되는 추세가 일반적이란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 경쟁력이 약하다는 게 전문가의 평가다.
왕십리 인근 H공인관계자는 “왕십리 1구역은 전용 84㎡를 기준으로 일반 분양가가 6억2000만~6억7000만원 수준이고 조합원 물량은 5억 후반에서 6억원 정도에 구할 수 있다”며 “2구역의 잔여물량과 1구역 물량이 시장에서 모두 소화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왕십리 1구역은 이달 21~24일 조합원 계약을 마치고 오는 8~9월 일반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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