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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전세시장 시한폭탄'

서광 공인중개사 2014. 9. 3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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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전세시장 시한폭탄'

 

 

 

 

 

내년까지 4만여 가구 이주

강북 재개발까지 겹쳐 모니터링·이주 분산 등

서울시 대책 실효성 낮고 정부도 뾰족한 방법 없어

가뜩이나 불안한 서울 전세시장에서 대규모 강남권 재건축 이주수요는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반적인 전월세와 달리 재건축이나 재개발은 기존 주택이 멸실되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수요라는 점에서 주변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더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재건축 이주수요는 많게는 5가구 정도의 연쇄효과를 가져온다"며 "특히 한꺼번에 많게는 수천가구가 움직이기 때문에 해당지역은 물론 주변지역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국지적인 현상일 수 있지만 강남 지역은 늘 전세난의 진원지였다"며 "특히 올해와 내년 집중되는 재건축 이주수요는 서울 전세시장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시내에서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은 재건축 아파트단지 30곳 중 24곳이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4구에 몰려 있다. 이들 24개 단지의 가구 수만 2만7,659가구다. 여기에 조합설립 단계지만 최근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강남구 개포동 주공 1단지(5,040가구)와 4단지(2,840가구)를 포함한다면 내년까지 줄잡아 4만가구 가까운 이주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서울시 역시 올해와 내년 강남4구에서 2만9,000가구가량이 멸실되는 반면 공급은 2만4,000가구로 주택공급이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주수요가 전세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철거가 되면서 주택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서울 지역에 유례없는 전세난이 덮쳤을 때도 주범은 강북 재개발 이주수요였다. 2009년 당시 서울시가 추산한 이주수요는 3만1,000가구 정도. 재건축사업장 이주와 철거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2009년 이상의 주택 부족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더구나 부동산시장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한동안 사업 추진이 어려웠던 강북 재개발사업이 속도를 낸다면 재개발·재건축 이주수요로 인한 전세시장 불안 정도는 더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상황이 이렇지만 정부와 서울시는 이렇다 할 대응책을 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25일 강남4구 재건축 집중에 따른 전세난 대책을 내놓았다. △재건축사업 모니터링 체계 구축 △수급상황을 고려한 이주 시기 분산 △이주지원을 위한 정보 제공 △임대주택 조기공급 및 전세·매입임대 확보 등이 골자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서울시의 대책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세난 불안에 앞서 대응해야 할 임대주택공급은 시기를 놓쳤으며 이주지원과 이주 시기 분산은 이전에도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 실제로 2009년 서울시 전세난대책에도 정비사업 시기 조정과 '시기조정위원회' 설치, 다가구주택 매입 후 재건축 임대주택공급 등이 포함됐지만 치솟는 전셋값을 잡지는 못했다.

정부 역시 당장 전세대책을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지적인 불안감은 있지만 이를 해결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서울 강남권과 수도권 경부축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전세 불안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9·1대책을 통해 임대주택 1만가구를 공급하기로 한 것 외에 별도의 추가대책은 아직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