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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래 잤구먼~" 기지개 켜는 재개발

서광 공인중개사 2014. 11. 2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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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래 잤구먼~" 기지개 켜는 재개발

 

 

 

 

 


최근 주택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정부의 재개발 규제 완화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재개발과 뉴타운 사업에 대한 건설업계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에서 뉴타운 1호 사업으로 추진됐던 은평뉴타운 아파트 단지들. / 조선일보 DB

재개발·뉴타운 신규 물량 쏟아진다

강북 꿈의숲 롯데캐슬, 최고 경쟁률 15대1

서울 한남·왕십리·흑석 뉴타운 사업 박차

대형건설사들이 사업 맡아 투자수요 늘어

한동안 주춤했던 주택 재개발 시장에도 온기(溫氣)가 감돌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책으로 주택 시장이 회복되면서 지지부진하던 재개발과 뉴타운 사업에 조금씩 속도가 붙고 있다. 분양 시장에 나온 재개발 아파트가 선전하면서 건설업체들도 미뤄왔던 분양 물량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부동산114는 "연말까지 서울에서 재개발 아파트 4개 단지, 총 5048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개발 아파트 청약 잇따라 마감

최근 아파트 청약 열기가 전국으로 퍼지는 가운데 재개발과 뉴타운 사업지에 선보인 신규 분양 아파트들도 속속 청약을 마감하고 있다.

지난 9월 서울 강북구 미아4구역을 재개발한 '꿈의숲 롯데캐슬'은 30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591명이 신청해 1.97대1의 경쟁률로 1~3순위에서 모두 마감됐다. 최고 경쟁률은 15.6대1. 계약도 기대 이상이었다. 계약 시작 일주일 만에 일반분양 물량의 90%가 팔렸다.

같은 달 GS건설이 성북구 보문3구역을 재개발한 '보문 파크뷰자이' 역시 인기를 끌었다. 1순위 청약에서만 474명이 몰리는 등 평균 1.6대1의 청약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노원구 월계3구역에서 선보인 '꿈의숲 SK뷰'는 분양 초기 미분양이 나왔지만 최근 두 달 새 80채 가까이 팔려나가면서 선전하고 있다.

최근 분양한 단지들의 청약이 호조를 보이자 주변 재개발과 뉴타운 사업장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서울지역 뉴타운 가운데 최대 규모(약 180만㎡)인 장위뉴타운이 대표적이다. 장위2구역은 이미 주민 이주와 기존 건물 철거에 들어갔고 장위5구역도 조만간 이주에 들어갈 예정이다. 장위 9구역과 11구역은 사업 추진을 위한 조합원 총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남뉴타운에서는 3구역 용적률이 상향 조정되면서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기존의 210%였던 용적률이 230%로 높아지면서 아파트 건립 규모도 당초 4992가구에서 5757가구로 크게 늘어 사업성이 좋아진 것이다. 성동구 하왕십리동 일대에 조성 중인 왕십리뉴타운도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구역에는 '왕십리 텐즈힐2단지' 아파트가 이미 들어서 있고 3구역은 내년 초 일반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흑석뉴타운도 사업이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흑석 7구역이 작년 말 사업 시행 인가를 받은 데 이어 올 8월에는 8구역이 사업 시행 인가를 받았다.

재개발 구역에서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지분 가격도 오름세다. 지난달 흑석뉴타운의 지분 가격은 3.3㎡당 평균 3263만원으로 1년 전(2662만원)보다 600만원 이상 올랐다. 한남뉴타운도 같은 기간 3.3㎡당 3300만원에서 3800만원대로 상승했다.

재개발·뉴타운 시장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이유는 대부분 구(舊)도심에 있어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데다 기존 주택에 살다 새 아파트로 이사하려는 대기 수요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재개발 규제 완화로 수익성이 개선된 것도 한 이유다. 2008년 이후 뉴타운 사업이 대부분 중단되면서 신규 아파트 공급이 끊긴 것 역시 소비자 관심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정부가 '9·1 부동산 대책'에서 도심 주택 공급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이 재개발 사업 수주에 적극 뛰어들면서 재개발·뉴타운 투자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심에 줄줄이 분양… "분양가는 따져봐야"

재개발·뉴타운 지역에 새 아파트 공급도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 삼성물산·GS건설 등 대형 건설사가 시공해 브랜드가 잘 알려진 데다 지하철역도 가까워 청약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GS건설은 서울 종로구 돈의문뉴타운을 재개발하는 '경희궁 자이'를 분양한다. 총 3개 블록 중 한 곳에 1~2인 가구를 위한 전용 33~45㎡형 소형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별도로 배치된 것이 특징이다.

영등포구 신길·영등포뉴타운에서는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이 분양에 나선다. 삼성물산은 이달 말 서울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7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에스티움'을, 롯데건설은 '당산역 롯데캐슬'을 각각 공급할 계획이다. 다음 달 서대문구 북아현동에서는 대우건설이 총 940가구(전용 30~109㎡) 규모의 '북아현 푸르지오'를 선보인다.

지방에서도 모처럼 재개발 아파트 공급이 잇따른다. 다음 달 경남 창원에서는 한화건설의 '가음 한화 꿈에그린'과 현대산업개발의 '창원 아이파크'가 각각 청약을 받는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정부의 규제 완화와 집값 상승으로 재개발·뉴타운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건설사들도 분양을 서두르는 모습"이라며 "하지만 일부 지역은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분양 가격도 다소 비싸게 책정된 만큼 교육·교통 등 입지 여건과 주변 시세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홍원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