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린 수직증축…
새해 아파트 리모델링시장 ‘빅뱅’ 예고
출처 하우징헤럴드 2023.01.27
올 주택시장 화두는 ‘리모델링’
꼭대기에 2~3개층 증축
수평·별동증축 어려운
사업포기 단지들 훈풍
소규모·나홀로 아파트
세대증가 리모델링 가능
시장규모 갈수록 확대
2025년까지 37조원
[하우징헤럴드=최진 기자] 새해에도 리모델링 시장의 확대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기준금리인상에 따른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코로나사태 이후 증폭된 주거환경 개선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사업동력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양새다.
서울은 물론 1기 신도시와 수원 등 대규모 도심지들이 리모델링 사정권에 접어들면서 폭발적인 시장 확대가 이러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지난해 파일기초 아파트가 수직증축 안전성검토를 통과하면서 국내 대다수 아파트들의 수직증축 가능성이 열린 상태다.
그동안 수평·별동증축이 어려워 사업을 포기해야 했던 노후단지들도 수직증축이라는 세대증축형 리모델링을 고려할 수 있게 되면서 시장확대와 이에 따른 활황세가 점쳐지고 있다.
▲수직증축 빗장 풀려 소규모·나홀로아파트 리모델링 활로 열려
최근 리모델링 시장은 ‘수직증축’에 대한 빗장이 풀리면서 시장 확대의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대치1차현대아파트가 국토안전관리원으로부터 수직증축을 위한 2차 안전성 검토를 통과하면서 국내 리모델링 수직증축 2차 사례가 됐다.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기존 아파트 꼭대기에 2~3개층을 더 증축하는 리모델링 방식이다. 대치1차현대 리모델링 사례가 주목받는 이유는 국내 아파트 대다수가 파일기초 아파트라는 공통점에 따른 것이다. 앞서 암반을 기반으로 하는 지내력 기반의 수직증축 사례가 있었지만, 지반 상황이 특수한 경우라서 수직증축 대중화를 열지는 못했다.
수직증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사업면적이 협소한 소규모 단지들이나 나홀로아파트들도 세대증가형 리모델링을 추진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대지면적이 좁아 수평면적을 확대하거나 새 건물을 짓는 별동증축이 불가했던 노후단지들이 이제 수직방향으로 층수를 늘려 가구수를 늘리고 일반분양을 통해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대치1차현대 역시 소규모 단지로 지상 15층 120가구 규모의 단지가 리모델링을 통해 지상 18층 138가구로 재탄생하게 된다.
▲먹거리 풍족한 리모델링 시장, 재건축 4배에 육박
수직증축과 더불어 시설노후화에 따른 리모델링 시장의 유입은 자연적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025 서울시 리모델링 기본계획’수립기준에 따르면 제2종 일반주거지역은 180% 이하, 제3종 일반주거지역은 200% 미만의 용적률이어야 안정적인 재건축 인허가 및 사업이 가능하다. 해당 기준보다 용적률이 높으면 재건축보다는 리모델링이 사업성이 높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오는 2030년을 기준으로 세대증축형 리모델링의 수요를 분석한 결과 서울시 전체 4,217개 아파트단지 중 신축단지라고 불릴 수 있는 준공 15년차 단지는 총 243곳이다. 또 준공 30년차 이상으로 재건축이 필요한 단지는 725개 단지인데, 이중에서도 용도지역과 용적률을 따져 재건축이 유리한 단지는 153곳에 불과하다.
수립기준에 따라 신축단지와 재건축이 용이한 150곳을 제외한 나머지 3,800여 곳의 아파트들은 주거환경 개선을 고려할 때 리모델링을 우선적으로 살펴야 한다. 서울시가 전체 공동주택 단지 중 노후화에 따른 리모델링을 고려하는 곳은 총 3,096개 단지며, 이는 재건축이 우수한 단지 153곳의 20배, 준공연한 30년차 노후단지 878곳의 4배 정도다.
리모델링 대상지가 늘어남에 따른 시장 전망도 우상향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오는 2025년 국내 리모델링 시장규모는 37조원이며, 앞으로 2030까지 총 44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분석을 마친 건설사들도 미래 건설시장 선점을 위해 분주하다. GS건설은 리모델링 연구조직인‘리모델링 랩’을 신설하고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사가 개발한 5중 바닥구조 등 신축아파트에 선보인 기술력을 리모델링에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DL이앤씨도 리모델링 수직증축을 위한 ‘PT하중전이공법’을 개발하는 등 기술력과 노하우를 경쟁적으로 다듬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리모델링 시장에서도 자사의 브랜드‘자이’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전담팀과 연구소를 설립해 전문성과 기술력,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다”라며 “향후 확장될 리모델링 시장에서도 우수한 기술력과 거주자들의 만족도를 통해 브랜드 선호도를 최상위로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지자체 행정지원 체계도 갖춰… “시장확대와 약진 전망”
리모델링 시장이 확산됨에 따라 수도권 지자체들도 독립된 전담조직과 인력을 배치해 체계적인 행정을 준비하고 있다. 재건축을 담당하는 부서가 리모델링 행정업무를 겸업하는 방식이 시장확장으로 인해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수원시는 공동주택 리모델링의 원활한 인허가 절차와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전담인원을 늘리고 전담조직을 신설할 예정이다. 현재 수원시는 총 16개 단지, 2만4,204가구가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리모델링 대상 노후주택은 수원시 아파트의 50.2%에 달하며, 오는 2025년에는 대상 단지 비율이 70%로 늘어날 전망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오는 4월 전담기관이 신설되면 향후 수원시민들의 주거개선 요구에 더욱 적절하게 대처하고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학겸 한국리모델링협회장은 “정치와 정책, 그리고 관계법 마련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거환경 개선 측면에서 중요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올해도 리모델링 시장의 확대와 약진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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