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감당 안돼”…
고금리에 경매물건 나날이 증가
출처 데일리안 2023.12.05
대출 이자 부담↑…아파트·비아파트 경매물건 늘어
주택시장 관망세 확산, 개발호재 있어도 관심 ‘시들’
한동안 회복세를 보이던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경매로 넘어가는 물건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데일리안DB
[데일리안 = 배수람 기자] 한동안 회복세를 보이던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경매로 넘어가는 물건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매매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매물건이 늘고 있지만, 고금리 기조 속 매수심리가 한풀 꺾이면서 이마저도 제때 주인을 찾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5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11월 서울의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281건으로 1년 전(162건) 대비 119건 증가했다. 이 중 80건만 주인을 찾으면서 낙찰률은 28.5%를 기록했다.
올 1월 낙찰률이 44%였던 것을 고려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낙찰률이 하락하면서 경매시장에 적체되는 물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0.7%로 한 달 전 대비 6%포인트 낮아졌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비아파트 물건도 증가세다. 같은 기간 서울의 오피스텔 경매 진행 건수는 202건으로 1년 전(64건) 대비 138건 크게 늘었다. 빌라는 1405건으로 같은 기준 700건 대비 2배가량 확대됐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전반적으로 경매에 유입되는 물건이 많아지는 추세”라며 “고금리로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집주인들이 늘면서 채무관계로 물건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30일 열린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연 3.50% 현재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이 7번 연속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가면서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부담은 어느 정도 해소된 상태다. 하지만 금리가 높은 수준인 만큼 무리하게 대출을 끼고 주택 매매에 나선 집주인들의 원리금 상환 압박은 여전하다.
매매시장에서 제때 매수자를 찾지 못한 물건들이 속속 경매로 넘어가면서 상대적으로 경매시장에선 수요자들의 선택의 폭은 커졌다. 다만 내년에도 주택경기 침체가 지속될 거란 전망이 짙은 데다 상반기까지는 고금리 부담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매시장에서도 순조롭게 주인을 찾긴 쉽지 않아 보인다.
입지가 뛰어나거나 일부 개발호재가 예정된 물건들은 이례적으로 응찰자가 몰리기도 했으나, 이마저도 최근 들어 분위기가 사그라진 모습이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일원 ‘디에이치아너힐스’ 전용 94㎡는 다섯 차례 유찰을 거듭하면서 최저입찰가가 감정가(34억원) 대비 41%인 14억원까지 떨어졌다. 낙찰자는 이곳 임차인 전세보증금 16억원도 함께 인수해야 한다. 현재 이곳 같은 평형대 시세가 37억원에 이르는 걸 감안하면 최저가로 낙찰받아 보증금 16억원을 더하더라도 시세보다 7억원 정도 저렴하지만 여태 주인을 찾지 못했다.
재건축을 앞둔 송파구 일원 장미아파트 전용 196.76㎡은 지난달 감정가 30억6000만원 대비 7300만원가량 높은 31억3313만원에 낙찰(낙찰가율 102.40%)됐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재건축 이슈가 있는 경우 낙찰가율이 120%까지 치솟았으나, 수요자들의 관심이 예전 같지 않은 셈이다.
부동산경매 전문가는 “집값이 한 차례 더 조정을 받을 거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시장 상황이 좋았을 때는 제값을 다 받았을 법한 물건들이 버티지 못해 결국 경매로 넘어오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기존 물건들도 번번이 유찰되는 상황에서 경매시장으로 넘어오는 물건들이 늘어나면서 한동안 시장 분위기는 위축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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