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경매 신청 18년만 `최대`
부동산 시장 열기 꺾이나…
출처 디지털타임스 2024.10.07
고금리·경기 침체 등 영향
12만건 넘어설 것으로 예상
지난 8월 신규 경매 신청 물건 수가 동월 기준 1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여파로 올해 경매시장에 신규로 유입된 물건 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7일 법원 경매정보 통계와 법무법인 명도에 따르면, 지난 8월 신규 경매 신청 건수는 총 1만149건으로 지난해 8월(8833건) 대비 14.9% 증가했다. 이는 2006년 1만820건 이후 역대 8월 기준으로 18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경매 신청 건수는 유찰 물건이 누적되는 경매 진행(입찰) 건수와는 다르게 채권자들이 신규로 경매 신청을 한 물건의 수다.
2021년 3분기부터 본격화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인해 대출금을 갚지 못한 채무자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경매 신청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연간 신규 경매 신청 건수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10만건(10만1147건)을 돌파했다.
올해는 8월까지 누적 신청 건수가 8만2287건으로 작년 동기(5만5859건)에 비해 25%가량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추세면 올해 신규 신청 건수는 12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시장 침체기던 2013년(11만9166건)을 넘어 금융위기 때인 2009년(12만4252건) 이후 15년 만에 최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경매 신청 이후 실제 입찰이 진행되기까지 6개월~1년가량 걸리는 것을 감안할 때, 올해 급증한 경매 물건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입찰장에 대거 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경매 물건 증가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자영업자들이 타격을 받으며 상가 경매 신청이 늘고,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연립·다세대)나 오피스텔 경매가 예년보다 증가한 영향이 크다.
법원경매정보회사 '지지옥션' 집계 결과, 작년 상반기 월 500~600건에 그쳤던 서울 빌라 경매 진행 물건 수(입찰 건수)는 올해 들어 2배가 넘는 월 1200~1500건에 육박하고 있다.
신규 경매 신청은 계속 늘어나는데 유찰이 거듭되면서 경매 물건이 적체되는 것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지난 9월은 추석 연휴로 입찰 일수가 줄어 서울 빌라 진행 건수도 847건으로 감소했지만 공휴일이 많은 10월을 지나 11월부터는 진행 건수도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대출 규제 강화로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일반 매매 거래가 급감하면서 아파트 위주로 나타났던 경매 열기도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권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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