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소비 패턴 변화로 기존 아파트 및 일반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전용면적 60㎡ 안팎의 소형 선호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비해 무주택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은 소형보다 70∼80㎡대 중형 선호현상이 강하게 나타나 대조를 이루고 있다. '강남권 로또'로 불리며 올해 분양시장의 '대어'로 주목받은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사전예약 당첨자 5명 중 1명꼴로 본청약을 포기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본청약 포기자 중 80%가 소형 사전예약 당첨자로 파악됐다.
이는 중형 보금자리주택을 분양받기 위해 소형 당첨을 포기한 것이라는 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측의 분석이다. 보금자리주택은 5년간 의무적으로 거주해야 하고 최장 20년 동안 전매가 제한돼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시세차익보다는 실수요 측면에서 부모 부양과 가족계획 등 멀리 내다봐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택경기침체와 거시경제불안 등으로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반감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보금자리주택, 중형이 대세
15일 부동산업계와 LH 등에 따르면 지난 5∼12일 실시된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당첨자(1898명) 대상 본청약에서 396명이 접수를 포기했다.
LH는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을 청약하지 않은 사전예약당첨자 396명과 특별공급 포기자 19가구를 합친 415가구 가운데 330가구가 전용면적 59㎡ 이하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LH 관계자는 "이번에 입주권을 포기한 특별공급 및 사전예약 당첨자 대부분이 소형으로 청약저축 납입금액은 2000만원 안팎"이며 "이들 중 상당수가 전용 75∼84㎡로 갈아타려는 수요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일반공급에서도 중형은 접수 첫날 마감된 반면 소형은 공급물량의 200%를 채우지 못해 그 다음 순위로 넘어가서야 마감됐다. 지난 13일 일반공급 1순위(무주택 가구주 5년·납입인정 금액 1000만원 이상) 청약 결과 당초 공급물량 327가구와 이번 청약포기물량 415가구를 합친 전체 742가구 모집에 3914명이 신청해 평균 5.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A1-8블록 및 A1-11블록의 51㎡와 54㎡는 청약률이 200%(청약경쟁률 2대 1)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비해 75㎡, 78㎡, 84㎡의 접수율이 200%를 초과해 첫날 마감됐다.
■거주의무·전매제한이 주요인
이처럼 서민들을 위한 보금자리주택에 소형이 외면받는 이유에 대해 거주의무와 장기간 전매제한, 거시경제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사전예약당첨자는 말 그대로 예약만 한 것으로 재당첨금지 제약이 없고 다른 지역에 청약해도 별도의 페널티가 없어 생각보다 선택의 폭이 넓다"면서 "5년 실거주, 전매제한 10년 등 장기간 거주하면서 매매에 제약을 받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함 실장은 "청약조건을 보면 전년도 도시근로자의 월평균소득의 100∼120% 이하이고 여기에 소득과 자산기준까지 충족해야 하는데 전용 59㎡의 경우 분양가격이 3억원을 넘는다"며 "중형으로 갈아타기 외에도 청약자격에 비해 분양가격이 높아서 포기하는 사전예약당첨자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리서치연구소 소장은 "보금자리주택의 면적은 작은데 10년간 전매를 제한하는 것은 실수요자에게도 부담이 된다"면서 "10년 후 주택시장 여건 변화의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을 고스란히 안아야 하기 때문에 당장의 시세차익 기대보다는 실거주의 편의성을 우선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반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소형 인기가 높은 것은 임대수익에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고 보금자리주택은 실거주 목적인 만큼 중형을 선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winwin@fnnews.com오승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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