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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해도 돈 안돼"…경매장에 쏟아지는 입주권

서광 공인중개사 2013. 1. 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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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해도 돈 안돼"…경매장에 쏟아지는 입주권

 

 

 

 

 


지난해 4월 아현동 일대 재개발 현장 모습/조선일보 DB

법원 경매 시장에 반토막 난 뉴타운 재개발 조합원의 입주권이 쏟아지고 있다.

4일 법원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재건축·재개발을 위해 건물이 철거된 대지 물건은 작년 1분기 144건, 2분기 178건, 3분기 200건 4분기 226건으로 증가세다.

이렇게 물건은 느는 반면 유찰이 거듭되면서 입찰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시장의 관심은 냉랭하기만 하다. 불투명한 부동산 시장 전망 탓에 당장 입주권을 낙찰 받아도 입주 후 집값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 반토막 난 뉴타운 입주권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아현 재개발 3구역 내 아현동 628-30이 경매로 나왔다. 해당 물건은 재개발 이후 114㎡(34평형)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입주권인데, 약 6개월동안 주인을 찾지 못하고 3번 유찰돼 최초 감정가의 절반 수준인 2억4000만원까지 하락했다.

해당 물건의 2008년 감정평가액은 4억7061만원.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이 정도 감정평가액이면 당시 상품성을 높게 인정받은 것”이라며 “감정평가액이 높을수록 재개발 후 새 아파트를 입주하기 위해 내야 하는 추가 분담금이 낮아 상품성이 높다”고 말했다.

토지 소유자는 2008년 집을 담보로 저축은행에서 5억2000만원을 빌렸다. 하지만 대출금과 각종 이자를 갚지 못해 강제 경매가 진행 중이다.

지지옥션 하유정 연구원은 “과거 재개발 이후 집값이 많이 오르던 시기에는 경매에서 조합원 입주권을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늘어나는 추세”라며 “부동산 불경기 지속과 높은 분양가 때문에 물건을 찾는 사람이 적다”고 말했다.

하 연구원은 “해당 물건의 경우 이주비 선지원을 받은 부분과 추가 분담금 등 신경 써야 할 요소들도 많기 때문에 선뜻 입찰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내 뉴타운, 재개발, 재건축 지역도/조선일보 DB

현재 법원 경매장에는 해당 물건 외에도 아현3구역에서만 약 3건의 경매 물건이 대기 중이다.

왕십리 뉴타운의 경우에도 대형 평형을 배정 받은 조합원 물량이 최초 감정가보다 40% 가량 떨어진 채 경매 절차가 진행중이다.

서울 성동구 홍익동 453번지의 재개발 토지 179.1 ㎡(54.18평)도 감정가가 12억8900만원에서 8억2529만원까지 내려갔다. 재개발 이후 148㎡(44.7평)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가 있지만, 낙찰 여부는 미지수.

이외에 용산 등 재개발 지역에서 경매 물건이 다수 나오고 있다.

◆ “대형평형은 비조합원도 조합원가로 구매 가능”

재개발 물량을 찾는 사람이 줄다보니 대형평형의 경우 비조합원도 조합원 가격에 물건을 구할 수 있는 상황이다.

과거 부동산 활황기에는 비조합원이 상대적으로 좋은 동과 호수를 배정받는 조합원 입주권을 수천만원씩 프리미엄을 내고 사가기도 했지만 지금은 모두 지난 이야기.

아현 3구역 인근 한 부동산 관계자는 “경매에 나온 물건의 경우 분양가가 조합원은 7억6000만원 선이고 일반 분양은 8억원 선이었는데, 현재는 조합원이 아니더라도 조합원 물량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업자도 “투자보다는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바뀌고 있어서 일반 아파트와 달리 입주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재개발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적은 것 같다”며 “그렇다고 가격이 싼것도 아니라 매매든 경매든 손바뀜을 기대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팀장은 “재개발은 대표적인 부동산 투자상품으로 경기에 매우 민감하다”며 “부동산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수요층이 얇은 대형면적 위주로 은행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경매로 넘어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강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