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시대, 도시재생이 답이다<7-2>]서울시, "주거환경개선+공동체 회복 두마리 토끼 잡아"]
'전면철거 후 고층아파트 재건축'이란 뉴타운·재개발 공식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부동산시장 위축으로 깨지면서 대안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원주민 세입자들은 대부분 쫓기듯 이주해야 하고 주민간 갈등이 심화돼 공동체가 파괴되는 현상이 서울시 곳곳에서 벌어져서다.
무너진 공동체와 각박해진 시민들의 마음을 보듬어줄 대안이 필요했다. 박 시장은 그 대안으로 '마을공동체'에 주목했다.
성공적인 마을만들기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성미산마을의 경우 주민들 스스로 동네 한 편에 건물을 짓고 대안학교와 마을극장을 만들었다. 친환경 유기농산물로 건강과 환경을 지키자며 주민들이 공동으로 출자해 생활협동조합과 재활용가게, 유기농카페·식당 등도 문을 열었다.
주거환경관리사업이 적용된 마을만들기 사업 전후 예상도 / 사진제공=서울시 |
아이들에게 유기농 아이스크림을 먹이려고 카페를 만들고 주민들이 모여 공연도 보고 회의도 할 곳이 필요해 극장을 만들었다. 삭막한 도시생활에 지쳐있던 주민들은 이러한 변화에 환호했다. CCTV 없이도 강력범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주민들 간에 교류가 활발해졌다. 마을이 회복된 것이다.
서울시는 이러한 소프트웨어적인 처방에 더해 '주거환경관리사업'이나 '가로주택정비사업'과 같은 하드웨어적 개선을 추가했다.
은평구가 추진해온 '두꺼비하우징'이 바로 이같은 하드웨어적 개선이 추가된 마을만들기 사업이다. 공공계획 수립단계부터 마을공동체 형성을 위해 어떠한 콘텐츠를 시행할 것인가에 대한 주민 스스로의 고민을 담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주는 것이 기본 콘셉트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마을공동체 사업은 소규모 정비사업과 같은 물리적 개발의 의미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며 "성미산마을의 사례에서 보듯이 소프트웨어적인 변화가 먼저임에도 하드웨어적인 '집수리'에 모든 초점이 맞춰지면서 오히려 갈등을 부추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시는 성미산마을과 두꺼비하우징 사례를 바탕으로 뉴타운 출구전략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주민 참여형 재생사업을 추진키로 결정된 성북구 삼선동1가 '장수마을'이 대표적이다.
장수마을은 이미 2008년부터 주민들이 재개발 대신 '마을만들기' 사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전체 주택의 95%가 25년 이상된 노후주택인데다 도시가스도 안들어올 정도로 기반시설이 열악했다.
시는 장수마을에 도시가스와 하수관거 등 기반시설을 조성하고 범죄예방을 위한 CCTV와 보안등 등을 새로 설치하는 대신 개인이 기존 주택을 보존·정비·개량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건기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장수마을은 주민 스스로의 공동체 활동과 행정·전문가의 지원을 통해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특성과 주민들의 삶이 조화된 살기 좋은 마을로 재탄생할 것"이라며 "정비(예정)구역에서 해제되는 지역 등 저층주거지 재생방안의 모범적인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