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지역 재개발·재건축사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시공사 선정에 나선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이 12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5월말 현재 시공사를 선정한 사업장은 은평구 응암10구역 재개발 사업장이 유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사업장은 당초 동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으나 우여곡절 끝에 SK건설이 시공을 맡게 됐다.
최근에는 강남권의 노른자위 재건축 사업장도 시공사를 못 구해 애를 태우고 있다. 최근 열린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6차 재건축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에 주요 건설사가 참여하지 않아 무산된 것이다. 또 5월 들어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강서구 등촌1주택 재건축 사업장이 결국 유찰됐다.
현장 설명회에는 9개 건설사가 참여했지만 입찰에는 단 한 곳도 응하지 않았다. 또 올들어 서대문구 홍제3구역, 강동구 성내동 미주아파트, 은평구 구산1구역 등도 세 번의 입찰이 진행됐으나 시공사를 구하지 못했다.
이처럼 재개발·재건축 추진 사업장들이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로 사업성이 없는 데다 건설사들이 미분양 아파트 양산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조합원들이 대형사 브랜드에 지나치게 집착해 중견중소건설사들을 시공사에서 배제하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사업 일정이 지연되면 사업비가 증가해 결국 조합원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대형사 브랜드보다는 집을 잘 짓는 건설사를 선택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재건축사업 중 최대어로 손꼽히는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는 7월 중에 시공사 선정총회를 개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업장은 사업성이 나쁘지 않은 데다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도 높아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김순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