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news/부동산 종합 소식

[전세대란]‘2013 新 전세 풍속도’

서광 공인중개사 2013. 8. 23. 11:31

 

naver "북아현뉴타운 공식 홈페이지" 클릭

 

 

 [전세대란]‘2013 新 전세 풍속도’

 

 

 

 

 

전세난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예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세입자들은 전세 매물을 뺏길까 우려해 집도 보지 않고 서둘러 계약하고 이사하기 4개월 전에 계약금을 선 납입하는 '입도선매'에 나서고 있다. 같은 집이라도 융자 없는 집은 전셋값이 최고 2배 가량 차이가 나기도 하며 월세와 전세의 절충 형태인 반전세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중개업소에서는 전세 집주인 모시기에 사활을 걸었다.

■집 보기 전 계약 먼저

20일 서울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전세 품귀 현상이 심각해지자 집도 한번 안 보고 계약을 서두르는 수요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서초동 P공인 관계자는 "요즘 전세 물건은 나오자마자 만 하루도 안 돼 계약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집을 둘러보고 이것저것 다 확인하는 동안 금새 다른 임차인과 계약돼 나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때문에 평소에 세입자가 웬만큼 아는 아파트라고 판단되거나 이사가 급한 경우는 집도 안 보고 계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전세 공급이 워낙 부족하니 전세 시장에서 수요자가 완전한 '을'이 되는 등 옛날 같았으면 생각지도 못한 절차를 요즘은 세입자가 감수하는 등 오히려 더 적극적"이라고 전했다.

■선 입금으로 '말뚝 박기'

이 관계자의 말처럼 '을'이 된 전세 수요층은 계약 3~4개월 전에 미리 중개업소에 선금을 걸어놓고 매물을 기다리는 '입도선매'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반포동에서 전세를 구하고 있는 김규화씨(39)의 이사 시점은 오는 12월로, 앞으로 4개월이나 남았지만 가을 이사철 전세대란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판단, 일찌감치 전셋집을 찾아 나섰다. 김씨는 "한 중개업소에서 평소 이사가고 싶었던 곳의 전세가 12월에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남들보다 선취하기 위해 계약금 일부를 미리 걸었다"며 "가을 이사철이 오면 수요도 늘고 가격도 오를 것이 뻔해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씨처럼 중개업소에 전세 매물 계약금을 선 입금하는 것은 이제 특이한 일이 아니다.

반포동 B공인 관계자는 "전세난민이라는 말이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피부로 느낀 세입자들 쪽에서 오히려 계약금을 미리 걸어두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어차피 갈 전세라면 이 정도 기회비용과 부담은 감수하는 방향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융자 없는 집 주가↑, 반전세도 '감지덕지'

이전에도 융자 없는 전셋집의 인기는 높았지만 지금은 그야말로 '귀한 몸'이다. 전세난 속에 일부 융자를 감안하고서라도 계약을 하는 수요층이 있는 반면 그래도 좀 더 안전한 집을 원하는 수요층의 쏠림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집주인의 주택담보대출 규모에 따라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의 집이라도 전셋값이 1억원 이상 차이 나기도 하고 김포한강신도시, 용인 등 일부 지역의 경우 많게는 2배 이상 가격차를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월세와 전세의 중간 형태인 반전세 계약도 환영받고 있다. B공인 관계자는 "세입자들이 월세로만 내몰리는 상황에서 절충점인 반전세로 선회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면서 "마음에 드는 월셋집을 반전세로 하도록 집주인을 설득해달라는 요청도 많다"고 전했다.

■중개업소, 미션 '전세를 찾아라!'

거래절벽으로 매매는 뚝 끊겨 전세 계약 수수료만으로 버티고 있는 중개업소도 전세 매물 찾기에 혈안이다.

잠원동 주민 박모씨는 "인근 중개업소에서 '전세 놓으면 시세보다 수천만원 더 올려 받아줄테니 거래하자'는 전화가 자주 온다"며 "이미 세입자가 있다고 말했더니 '훨씬 비싸게 들어올 다른 세입자들이 많다고 하면 기존 세입자들도 올려주게 돼 있다'고 부추겼다"고 말했다. 역삼동 주민 이모씨도 "어떻게 집주인인 줄 알고 '세입자 대기중'이라는 문자가 1주일에 몇통씩 온다"며 혀를 내둘렀다.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