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니 네버 슬립스 '긴급 이슈 진단' -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
어제(23일) 부동산 3법에 대해 여야의 합의가 이루어졌다.
◇ 여야, 부동산 3법 6년 만에 합의…내용은?
세 가지이다. 우선, 분양가상한제를 공공택지에만 그대로 적용하고, 민간택지는 사실상 폐지하는 것으로 보면 되겠다. 민간이 지은 주택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지 않고 국토부 장관이 투기와 집값 폭등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곳에만 적용하게 된다.
또 하나는 올해 말까지 적용이 유예됐던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2017년까지, 3년 동안 유예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서울과 같은 수도권 과밀 억제권역에서 재건축사업을 할 때 주택보유수에 관계없이 한 채만 분양을 받을 수 있게 한 조항을 바꿔서, 3 채까지 분양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야당의 요구를 일부 반영해서 주택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 여러 가지 갈등을 해결한다. 또 전월세 전환율, 이것 역시 현재 8%로 되어 있는데 6%로 낮추는 것이 골자라고 보면 되겠다.
◇ 부동산 3법 합의…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녹일까
심리적으로 안도감은 줄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부동산 3법의 국회통과가 그동안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있어 일종의 견제요건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법안이 통과된 만큼 거래활성화에 다소 온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3법은 강남 재건축시장을 정조준한 것이다. 이에 재건축 아파트는 가격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일반 아파트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을 것 같다. 다만 이런 시나리오는 가능하다.사실상 민간 아파트에 대해서 분양가를 자율화하는 것인데 인기지역은 분양가가 올라갈 수가 있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분양을 받느니 차라리 헌 아파트를 사자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기존 매매시장도 거래가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 부동산 3법 합의로 수혜가 기대되는 분야는?
일단 강남 재건축, 그리고 건설업체가 수혜를 입을 것 같다. 일단 강남을 중심으로 사업시행 인가단계에 있는 재건축 아파트 2만 5천 가구 정도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 법안처리 소식이 들리면서 매물이 좀 들어갔다고 한다. 조합원 입장에서 보면 결국 일반 분양가를 높여서 자신의 부담감을 낮추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파트 가치가 올라갈 수밖에 없고, 그것이 시세로 반영될 수 있을 것 같다.
재개발도 간접적인 수익이 예상된다. 수익성이 좋아지니까 출구전략이나 연착률이 좀 더 손쉬워질 수 있는 측면이 있다. 그리고 건설업체들이 분양가를 어느 정도 자율적으로 책정할 수 있게 되니까 고품질 아파트를 개발할 수 있다. 특히 아파트나 상가, 오피스, 사무실들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용도개발이 좀 더 탄력을 받을 것 같다.
◇ 2015년 부동산 시장 전망은?
올해 수준 정도의 강보합세를 보일 것 같다. 일단 전세난은 올해보다 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 재건축 이주 철거가 본격화되고 내년이 홀수해로 이사가 많을 것 같다. 그리고 전세에서 월세로 대체되는 주택의 월세화 현상도 좀 더 가속화 될 수가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전세난에 지친 일부 세입자들이 깡통전세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집을 사는 경우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집값 상승 기대심리가 낮다. 그리고 이미 전세값을 올려주느라 대출을 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빚을 내서 집을 사기가 어려운 구조이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봤을 때 매매시장은 박스권에서 등락이 오가는 형태가 될 것 같다.
지금 신규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높다. 그리고 청약규제도 내년 3월부터 대폭완화되기 때문에 신규분양시장이 매매시장보다 훨씬 더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시장의 약간 착시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