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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칸방이 '5억원'…한남동에 무슨 일이

서광 공인중개사 2016. 8. 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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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칸방이 '5억원'…한남동에 무슨 일이

 

 

 

 

 

     
[13년간 난항겪던 한남뉴타운 '재개'…"당장 진행해도 길게 10년 정도 투자해야"]

 


"지금 투자하려면 23㎡(약 7평)짜리 단칸방에 5억원 정도 생각하셔야 해요. 그나마도 최근 다시 사업이 시작된다는 말이 나오면서 매물이 거의 없어요."(서울 용산구 한남동 인근 D공인중개소 대표)

지난해 5월 서울시 건축심의에서 보류되면서 1년 넘게 정체됐던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개발이 최근 다시 투자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한남뉴타운에 대한 서울시의 재개발 가이드라인 수립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서다.

현재 전해지는 개발안은 한남동의 구릉지 지형의 특성을 살려 다양한 도시 경관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사업추진이 가장 빠른 한남3구역 같은 경우 여러 건축가가 마을 단위의 설계를 진행해 그리스의 '산토리니'와 같은 특색 있는 경관을 지닌 주거지로 만들겠다는 게 서울시의 구상이다.

일률적인 아파트 촌에서 벗어나 타운하우스, 테라스하우스 등 다양한 형태의 주거공간이 들어서게 된다. 싱가포르와 같이 동마다 색다른 모습을 가진 아파트를 짓고 싶어 하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천편일률적인 재개발 사업을 지양하는 서울시의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한남뉴타운 3구역은 7개 블록으로 나눠 저층 아파트, 테라스하우스 등 개성 있는 주거단지로 개발된다. 남산 경관 등 공공성을 고려해 최고 높이는 90m를 넘지 않도록 했다. 이슬람사원과 한광교회 등 종교부지와 제일기획 인근 지역은 존치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강조망에 이태원 상권까지…'한남뉴타운'에 쏠린 눈

한남뉴타운은 용산구 보광·한남동 등 일대 111만㎡로, 2003년 11월 2차 뉴타운으로 지정됐다. 2002년 10월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은 취임 3개월만에 선거 공약이었던 뉴타운 사업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성동구 하왕십리동 일대 '왕십리뉴타운(도심형)' △성북구 길음·정릉동 일대 '길음뉴타운(주거중심형)' △은평구 진관동 일대 '은평뉴타운(신시가지형)' 등 3곳이 뉴타운 시범지구로 선정됐다.

뉴타운 지정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새 아파트와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는 그동안 관심받지 못했던 강북의 낙후된 지역들이 '핫 플레이스'로 부상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인근 지역의 집값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서울시는 시범지구 지정 1년 후인 2003년 11월 한남지구를 비롯한 12곳을 추가로 발표했다. 이어 2005년 11곳을 3차 뉴타운 지구로 지정하면서 총 35개 지구 305개 구역에서 뉴타운 사업이 진행됐다.

하지만 2006~2007년 부동산시장 활황기를 거치며 '황금알'로 평가받던 뉴타운사업이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았다. 막대한 분담금을 부담하더라도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사라지면서 사업 추진을 반대하는 주민이 늘었고 결국 각종 소송으로 이어졌다. 이에 10여년 간 진행됐던 305개 뉴타운 사업구역 가운데 사업이 마무리된 곳은 전체의 10% 수준인 30여 곳에 불과하다.

한남뉴타운 각 구역별 위치도와 개발계획. / 자료제공=부동산에 미친 사람들의 모임

 

한남뉴타운은 2003년에 발표한 뉴타운 중 가장 노른자 땅에 위치한 뉴타운으로, 한강조망 및 입지조건이 뛰어나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이었다. 하지만 10년이 넘도록 사업진척이 없어 조합원이나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한남3구역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2구역과 5구역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한남뉴타운은 무엇보다 한강과 용산민족공원 조망이 가능하고 요즘 잘나가는 이태원 상권도 가까워 생활편익 환경이 좋은 편이다. 지하철 신분당선 보광역도 뚫리게 되면 교통 환경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뉴타운이 출구전략을 짜고 있는 가운데서도 한남뉴타운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이다.

서울시는 이태원 관광특구를 품고 있는 1구역에 대해선 재정비지구에서 직권 해제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이 지역은 2010년 용산구청이 이전하면서 일대의 단독·다세대주택을 상업시설로 활용하도록 용도를 변경해 줬다. 이후 상권이 형성되면서 상가 입주자를 중심으로 재개발에 반대하는 여론이 커졌다. 서울시는 이 일대를 이태원 관광특구에 걸맞은 상업지역으로 운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2구역은 6호선 역세권과 이태원 상권을 누릴 수 있는 지역으로 이태원 인접 상업지역, 이슬람 사원 일대 등 상당 지역이 존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4구역은 한남뉴타운 5개 구역 가운데 '지분 쪼개기'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5구역은 조합 내부 갈등으로 인한 소송전에 변전소 지중화 문제까지 겹치면서 사업 추진 속도가 더딘 편이다.

 

◇지분값 '껑충'…"지금 투자했다간 낭패볼수도"

최근 한남뉴타운 사업이 다시 재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일대 지분값도 크게 뛰고 있다. 보광동 인근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은 소형빌라 23㎡가 4억5000만원 선에서 거래된다"며 "일부 지역의 경우 5억원 이상에 매물이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85㎡ 단독주택도 7억~8억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엔 투자자뿐 아니라 재개발된 이후 실입주를 고려한 사람들도 매입에 나서고 있다는 게 주변 공인중개소의 공통된 의견이다.

보광동 인근 H공인중개소 대표는 "과거엔 투자를 목적으로 작은 면적의 지분을 매입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면 이제는 자신이 직접 살거나 자녀에게 증여할 목적으로 10억원대가 넘는 단독주택을 계약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현지 일부 중개업소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서울시가 각 구역 내 일부 지역을 존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업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용적률과 가구 수는 그대로 유지하려면 동간 거리가 좁아지고 소형 평형의 주택이 늘 수밖에 없어서다.

한남동 D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존치구역이 많은 수록 그만큼 개발면적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전보다 사업 조건이 나빠졌다"며 "지금 투자했다간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는 만큼 무조건 돈 된다고 샀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현재 23㎡ 쪽방을 5억원에 매입했을 때 재개발 후 2억~3억원의 추가분담금을 내야만 전용 59㎡ 아파트를 당첨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결국 3.3㎡당 약 3000만원의 비용을 지불해야만 59㎡ 아파트 입주권이 생기는 셈이다.

이영진 고든리얼티파트너스 대표는 "한남뉴타운의 투자에 대한 메리트는 매우 강하다고 볼수 있지만 사업변수가 많은 만큼 투자를 할 시 진행사항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며 "지금부터 사업진행이 되더라도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정도 투자기간을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