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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현·장위뉴타운…"사업 추진 동력 얻었지만 공공임대는 부담"

서광 공인중개사 2020. 5. 1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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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현·장위뉴타운…

"사업 추진 동력 얻었지만 공공임대는 부담"





한국경제 | 2020.05.10


아현·전농·장위뉴타운 등 '공공재개발' 가능할까



2015년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뒤 다시 재개발을 추진 중인 서울 마포구 염리동 105 일대

(옛 염리5구역) 모습. 장현주 기자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염리동과 아현동 일대 아현뉴타운에는 외지인의 발길이 이어졌다. 최근 정부의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강화 방안’ 발표 이후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재개발 구역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어서다.

2015년 뉴타운에서 해제된 염리동 9 일대(옛 염리4구역) 추진위원회는 재개발 사전 타당성 검토를 위한 주민 동의서를 제출해 사업을 다시 진행 중이다.

주변이 새 아파트촌으로 바뀌었지만 이곳에는 낡은 단독·다세대주택이 방치돼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개발을 지원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면서도 “임대물량이 많아질수록 조합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공재개발, 기대와 우려 교차

아현·전농·장위뉴타운 등 서울 주요 재개발 추진 단지에서는 정부의 공공재개발 도입 방침에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반응을 보였다. 분양가 상한제 배제와 용적률 제한 완화 등의 혜택엔 솔깃해 했지만 분양 물량의 절반을 공공임대로 내놔야 한다는 조항에 대해선 거부감이 적지 않았다.

아현뉴타운 내 염리동 105 일대(옛 염리5구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곳은 구역 해제로 개발이 지연되면서 자동차 두 대가 나란히 지나기 힘든 골목이 적지 않다. 재개발 추진위 관계자는 “사업 기간을 절반가량 단축시키겠다는 게 정부 발표의 핵심”이라며 “임대주택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조만간 주민설명회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40여 년을 거주한 주민 김모씨는 “주변 뉴타운의 성공을 눈으로 지켜봤기 때문에 재개발 사업에 대한 기대가 다시 생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사업이 궤도에 오른 추진위원회나 조합들은 정부 정책에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조합 설립을 앞둔 강북 도심의 한 재개발구역 추진위원장은 “일반분양 수입을 통해 사업을 이끌어가는데 여기서 절반이나 임대로 떼가겠다는 발상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재개발사업을 재추진해 10여 년 만에 구역 지정을 앞두고 있는 전농뉴타운의 한 추진위원장은 “공공재개발이란 개념 자체가 ‘독이 든 사과’”라며 “정부가 혜택을 주겠다는 건 그만큼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한남뉴타운의 한 재개발구역 조합장은 “수용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더라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는 유효하기 때문에 사업 참여 유인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남 공공재개발 10년 이상 걸리기도

전문가들은 정부가 당장 재개발 사업을 확산시키려 하기보다는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신호를 주기 위해 공공재개발 개념을 꺼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영훈 부동산스터디카페 대표는 “전면 철거형 재개발을 지양하고 보존만을 강조하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라며 “정부가 도심 공급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메시지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이 시행에 참여하는 형태의 재개발사업은 2000년 경기 성남시에서 처음 도입됐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이 침체하자 LH가 사업을 포기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해 분양한 중원구 금광1구역(e편한세상 금빛그랑메종)과 중1구역(신흥역 하늘채랜더스원) 등이 10년가량 공공기관과 손잡고 사업을 추진해온 곳이다.

공공 재개발을 추진하려는 일부 재개발 구역에서 용적률 완화 등을 빌미로 신축 빌라를 지어 파는 ‘신축 쪼개기(지분 쪼개기)’가 성행할 우려도 제기된다. 신축 쪼개기란 재개발 구역의 단독주택을 허물고 다세대주택을 지어 분양 대상자를 늘리는 수법이다. 송파구 마천동 C공인 관계자는 “재개발 투자 바람을 일으키려는 빌라업자들이 공공재개발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형진/장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