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잃은 공공재개발
후보지 추가 철회 나올까...
데일리안 | 2023.03.30
고금리·집값 하락·규제 완화…공공주도 메리트 반감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 후보지 전면 철회 요구 빗발
국토부 "철회 계획 없어…지자체 요청에 따라 개별 진행"
문재인 정부에서 주택공급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한 공공 주도의 주택사업이 주민 반발에 부딪혀 좌초 위기에 놓였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데일리안 = 배수람 기자]
지난 문재인 정부가 주택공급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해 마련한 공공 주도 주택사업이 주민 반발에 부딪혀 좌초 위기에 놓였다.
최근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한 차례 후보지 철회 이후 후보지 주민들 간의 찬반 여론이 더 첨예하게 갈려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기 쉽지 않아 보인다.
30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서울·경기 등에서 추진 중인 공공재개발은 29곳,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은 57곳 정도다. 당초 76개 후보지를 선정했던 도심복합사업은 지난해 말 신규 후보지 3곳을 추가 발굴하면서 주민 반발이 심한 22개 후보지에 대한 사업을 철회해 규모가 대폭 줄었다.
공공재개발과 도심복합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공급대책이다. 공공이 사업에 참여해 각종 인허가 절차를 앞당기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도심 내 공급을 촉진한단 공통점을 지닌다.
공공재개발은 기존 관리처분방식의 재개발에서 조합의 역할을 공공이 하거나 공공과 조합이 함께 용적률을 높이고 인허가를 앞당겨 속도감 있게 사업을 진행한다. 반면 도심복합사업은 토지등소유주의 2/3 동의를 얻어 사업 기간 공공이 토지를 수용해 사업이 진행된다.
현재 공공재개발 가운데 속도가 가장 빠른 신설1구역은 최근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내고 오는 5월 시공사 선정 절차를 앞두고 있다. 도심복합사업의 경우 선도지구 6곳(신길2·증산4·연신내·방학역·쌍문역 동측·서측)에 대한 기본설계공모가 마무리돼 사업계획승인, 보상 단계를 거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전 정부에서 집값 상승을 부추기지 않으면서 공급 부족을 해소할 방안으로 야심차게 도입됐지만,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후보지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데일리안 배수람 기자
이전 정부에서 집값 상승을 부추기지 않으면서 공급 부족을 해소할 방안으로 야심차게 도입됐지만,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후보지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고금리 기조 속 집값 하락과 자잿값 급등, 정부의 규제 완화 등으로 사실상 추진 명분이 사라져서다.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는 데다 앞서 후보지 철회 기준인 '주민동의율 30% 미만' 역시 모호한 만큼 모든 후보지에 대한 전면 철회가 필요하단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공공재개발 후보지 주민은 "대출 금리와 공사비 급등으로 분담금은 상승하고 있는데 반해 부동산시장 침체로 미분양은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지금처럼 시장이 급변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다가 사업설명회 당시보다 실제 분담금 부담이 더 상승하면 사업을 추진했다가 손해 보는 주민들이 가만히 있겠냐"고 토로했다.
도심복합사업 후보지 주민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과반수 동의율은 투기 목적으로 들어온 소규모 지분권자들이 결집해 이뤄낸 것"이라며 "찬성하는 주민들도 반대로 돌아서는 분위긴데 주민동의율 30% 미만인 지역만 후보지를 철회해준다는 건 주민들을 기망하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민간개발이 불가능한 곳들을 제외한 대다수 후보지에서 반발이 거센 만큼 이전 정부의 공공 주도 주택사업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단 견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는) 이미 정책을 발표한 만큼 일부 상징성 있는 사업지에 대해선 어떻게든 성과를 내려고 하겠지만, 사실상 주민 반발에 부딪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주민들에게 돌아갈 실익도 크지 않아 지금 진행 중인 사업들도 굉장히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처럼 대대적인 후보지 철회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추가로 (사업 추진이) 어려운 지구들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일괄적으로 후보지를 철회할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며 "그런 지자체들이 나타나면 개별적으로 할 생각이다. 민간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을 아꼈다.
배수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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