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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7%? 갈아타기 포기할래요"…부동산 '거래절벽' 오나

서광 공인중개사 2023. 10. 6. 15:53

"주담대 7%?"

갈아타기 포기할래요…부동산 '거래절벽' 오나

 

 

머니투데이 | 2023.10.04

#. 4년 전 서울 강북구에 아파트를 매입한 40대 직장인 A씨는 올해 초 서울 집값이 일제히 하락하자 '갈아타기'를 계획했다. 자신의 집 가격도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샀을 때 가격보다는 높은 수준이고, 상급지 아파트의 하락폭이 더 크기 때문에 현재 집을 팔고 다른 집을 사는게 이득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최근 남편과의 상의 끝에 계획을 철회했다. 이자부담을 감당하기 힘들 것이란 판단에서다. 현재 집은 매수 당시 2%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았는데, 이사를 가면 현재 대출을 모두 갚고 2~3배 수준 금리가 적용되는 주담대를 새로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 30대 직장인 B씨는 국내 부동산 가격이 정점을 찍었던 2021년 상반기 서울 아파트를 매입했다. B씨는 주택마련 자금 중 3억원을 은행에서 주담대를 받아 채웠다. 당시 적용된 금리는 연 3% 초반대. 3년마다 금리가 바뀌는 변동금리가 적용된 상품이다. 매월 이자로만 80만원 정도가 통장에서 빠져나간다. 3달 뒤가 걱정이다. 그사이 금리가 2배 가까이 올라 이자부담도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서다.

미국 국채 금리 급등에 국내 대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에 금리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집값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고 거래도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는 이날 기준 4.17~7.121%로 집계됐다. 최근 상승세가 이어지며 상단 금리가 7.1%를 넘겼다. 주담대 5년 고정형 금리는 4.00~6.441% 수준으로 하단이 4%대다.

주담대 금리가 올라 실수요자들의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갈아타기' 수요가 줄어들 전망이다. 상급지로 이사하려면 원금이 증가할 뿐더러,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가 적용되던 기존 대출을 갚고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 새 대출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갈아타기 수요가 줄어들면, 반등 조짐을 보이던 부동산 시장 자체가 다시 얼어붙을 수도 있다. 매물이 늘어도 이를 받아주는 수요가 없으면 시장은 침체된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여전히 최근 10년 거래량(월 6000건)을 밑돌고 있다.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최근 집계된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833건으로 전달(7월) 3592건보다는 늘었지만 여전히 4000건을 밑돌고 있다.

특히 주담대 금리는 '영끌족(대출을 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을 매수한 사람들)'에게 큰 타격이다. 집값 상승을 예상하며 이자 부담을 감당하면서 투자했지만, 결과적으로 집값은 떨어지고 이자가 늘어나 부담을 느끼는 사례가 늘고 있다. '버티기'에 실패하고 급매로 나오는 매물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당분간 고금리 유지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같은 예측에 따라 부동산 시장도 상승세를 멈춘 모습이다. 이른바 거래절벽 현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 중개팀장은 "고금리 유지 기조가 이어지며 주택 가격의 보합 또는 하락을 예상하고 매물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매도인들이 연초의 하락 이후 가격 회복을 지켜본터라, 코로나19 이전 가격을 기대하는 매수자와의 견해 차이가 큰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좁혀졌던 간극이 벌어져 갈아타기도 쉽지 않은 상황으로 급매물들만 소화되고 있다"며 "현재 상태라면, 당분간 주택 거래량의 큰 폭 증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