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붕괴, 시공능력평가 순위 자리바꿈 왜?
머니위크 2011.8.22
[지난 10년간 시공능력평가 순위 살펴보니]
6년간 계속됐던 건설업계 빅5(5대 대형건설사) 구도가 깨졌다. 국토해양부가 7월 말 발표한 2011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현대건설이 3년 연속 1위를 고수한 가운데 4위였던 대우건설이 6위로 밀려났다. 대우건설은 2006년 1위를 차지한 이래 3년 연속 최고 자리를 지키다 2009년 평가에서 3위, 2010년 평가에서 4위로 하락세를 보여 왔다.
그동안 건설업계의 다섯 손가락으로 꼽혔던 기업은 대우건설을 비롯해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대림산업이다. 2004년 현대산업개발이 반짝 4위를 기록하며 GS건설(당시 LG건설)을 6위로 밀어낸 것을 제외하면 최근 10년간 빅5의 위상은 견고했다.
반면 포스코건설은 1997년부터 만년 6~7위였다. 경쟁상대는 현대산업개발이었다. 줄곧 현대산업개발과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가 지난해에야 격차를 두계단으로 벌렸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이하 시평액)은 현대산업개발(3조9227억원)보다 2조7943억원이나 많은 6조717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격차가 조금 더 벌어졌다. 포스코건설은 7조9430억원을 기록, 현대산업개발(3조9290억원)보다 4조140억원이 많아졌다. 한편 대우건설의 이번 시평액은 6조8919억원이었다.
◆대우 울고, 포스코 웃고
대우건설의 순위 하락을 금호아시아나와의 불편했던 합방에서 찾는 시각이 많다. 금호아시아나 시절 발생한 부실정리 차원에서 영업이익의 상당수를 적자해소에 투입했기 때문이다.
2006년 12월 금호家 양자로 편입된 이후 대우건설은 그동안 가난한 집안의 장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룹에서 돈이 필요하면 먼저 대우건설의 곳간부터 살펴봤다. 형제간 우애가 좋기로 유명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한통운 인수와 유동성 문제로 갈라섰을 정도니 배다른 형제 격인 대우건설 돈의 행방은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실제로 금호아시아나그룹에 편입된 첫해인 2007년 대우건설의 영업이익은 5609억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오히려 3625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당기순이익도 마찬가지다. 2007년 9380억원에서 점차 감소해 2008년 2470억원, 2009년 800억원으로 급감하더니 2010년 745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반전됐다.
금호가와 결별한 뒤 산업은행의 품에 안긴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 2359억원의 영업이익(지난해 대비 495.4%)을 올리며 다시 본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반면 포스코건설의 이번 순위는 창사 이래 최고로 높다. 1994년 포스코건설이 창립하고 이듬해에 기록한 23위에서 19단계 상승한 기록이다.
포스코건설은 2006년부터 매년 수주 5조원, 7조원, 10조원을 연이어 돌파하며 국내 건설사 중 최단기간 수주 기록을 경신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자사 최대실적인 11조3700억원의 수주액을 달성했다.
◆시공능력평가순위 어떤 영향 끼치나
국토해양부가 7월 말경 발표하는 시공능력평가순위(이하 시공순위)는 건설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지표 중 하나다. 시공순위에 따라 공공기관 발주 자격의 기준이 되는데다 건설업계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해외공사 수주에서도 공사 수행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시공자를 보다 손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지만 사실상 공사입찰의 기준으로 활용돼 왔다. 조달청의 등급별 유자격자명부제도가 그런 예다. 유자격자명부제도는 발주기관이 건설업체의 시공능력에 따라 등급을 구분하고 공사 규모에 따라 등급별로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제도다.
일례로 용산역세권개발이 발주한 용산 랜드마크빌딩 건축공사 수주전은 시공순위 20위 이내 건설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삼는다.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공사에서는 흔히 시공순위 10위 이내로 자격을 제한한다.
하지만 순위가 오른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조달청이 발주하는 공공공사 수주에 시공능력평가순위 10위권 이내의 건설사는 단일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없다. 11위 건설사는 1위부터 10위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할 수 있지만 10위 건설사는 1위부터 9위까지 건설사와 손을 잡을 수 없는 식이다.
만약 시공순위 11위 건설사가 1위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면 10위권 밖의 중견건설사와 손잡은 10위 건설사보다 수주가능성이 크다. 2009년 시공순위 9위를 기록했던 일본의 타이세이건설이 건설면허를 반납하면서 11위에서 이듬해 10위로 올라선 두산건설이 공공공사 수주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 그런 예다.
시공능력평가는 도급하한제도의 근거로도 쓰인다. 도급하한제도는 중소건설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시공능력평가금액의 1% 미만 공사는 수주를 제한하는 제도다. 시공능력평가금액이 커질수록 적은 금액의 공사에는 입찰이 어려워지게 된다.
머니투데이 지영호기자 tellme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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