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10구역 ‘사업성 개선’에 시공사 몰려.. 고덕주공2 ‘무상지분율’ 높아 두차례 유찰
재개발.재건축 시공사 입찰 현장에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참여사가 한 곳도 없어 사업이 번번이 미뤄지는 곳이 있는가 하면 시공사 현장설명회에 10개가 넘는 업체들이 몰려 눈독을 들이는 곳도 나타난다.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건설사들이 보수적으로 입찰심의에 나서 시공사에 조금이라도 불리하면 돌아서는 반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적극 나서기 때문이다.
■재입찰에도 응찰 '0'
20일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이 조합은 21일 입찰공고를 다시 낼 계획이다. 고덕2단지는 지난해 7월에 이어 12월에도 시공자 선정입찰에서 2회 연속 유찰돼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조합은 아직 입찰에 대해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21일 입찰 공고에 이어 4월 중 현장 설명회를 연 뒤 5월 중순 입찰마감할 것"이라며 "부동산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아 이번에도 끝까지 가봐야 선정 여부를 알 것 같다"고 전했다. 첫 번째 입찰에서는 높은 무상지분율과 공사비를 신축 아파트로 대물 변제토록 하는 조건이 시공사에 거부감을 줬고 재입찰에서는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에도 조합과 시공사가 협의하기로 조건을 완화했지만 한 곳도 응하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은 과천주공2단지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유찰에 이어 지난달 진행된 재입찰에서는 SK건설 한 곳만 사업제안서를 접수해 결국 유찰됐다. 첫 입찰에서 확정지분제와 높은 분양가가 유찰원인으로 지적돼 재입찰에서는 분양가를 건설사가 정할 수 있도록 하고 분양가에 맞는 무상지분율을 제시할 수 있도록 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과천주공2단지는 22일 현장설명회를 열고 다음 달 11일 입찰제안서를 마감한다.
반면 지난 14일 열린 서울 가재울뉴타운6구역과 응암10구역 재개발 시공사 현장설명회에는 10개 이상의 건설사가 몰리며 관심을 나타냈다. 가재울뉴타운6구역의 경우 설계변경을 통해 대형면적이 중소형으로 변경돼 사업성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마찬가지로 응암10구역도 대형면적이 중소형으로 설계변경되면서 일반분양물량이 늘어나 사업성이 좋아졌다.
■건설업계 불황, 건설사 신중 접근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미분양과 분양가 협상 난항, 높은 청산율, 조합 내부의 빈번한 소송 등으로 인해 시공사들이 재개발 사업보다는 강남3구 중심의 재건축 물량에만 관심이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재건축도 분양책임을 시공사가 지는 지분제 대신 공사비를 받는 도급제 사업 위주로만 입찰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윤 부동산114 과장은 "건설업계 불황으로 건설사들이 입찰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따라서 기피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사업성이 좋지 않기 때문이고 사업성이 좋아도 조합원 요구사항이 무리할 경우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성도 좋고 조합원들도 원만한 추진 의사가 있을 경우 아무래도 건설사들의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