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다세대 '애물단지' 전락
한국경제 2013.08.05
뉴타운 지구 해제 등으로 시세차익을 얻기 어려운 다세대와 연립주택들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경매시장에선 대출금을 갚지 못한 다세대·연립 물건이 늘고 있다. 한경DB |
서울 화곡동 등 거래량 감소…'하우스푸어' 많아 경매 물건 사상 최대
“다세대·연립주택을 투자용으로 매입하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어요. 수지가 안 맞죠. 자금 여력이 없는 신혼부부들이 전셋집을 못 구해 보여 달라면 모를까….”(서울 창신동 H공인 대표)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하던 수도권 다세대·연립주택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다세대·연립주택은 적은 투자금으로 임대수익도 내고, 해당 지역이 재개발·뉴타운지구로 확정되면 입주권까지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이 크게 줄고, 경매에 넘겨지는 물건 수도 사상 최대치까지 치솟았다. 수요 감소와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찬밥 신세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자 떠난 다세대·연립주택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대표적 다세대 밀집 지역인 화곡동에서 올 들어 지난달까지 거래된 주택(다세대·연립·단독주택)은 총 821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689건)보다 16% 줄었다. 은평·강서·도봉구 등 노후 다세대나 연립주택이 많은 곳의 주택 거래량도 감소했다. 화곡동의 까치공인 관계자는 “방 2개짜리 빌라나 다세대는 전셋집 구하러 온 사람들이 일부 관심을 갖는 정도”라며 “그마저도 5년 이내 지어진 것만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창신·숭인 뉴타운지구’에서 해제된 창신동 인근의 A공인 관계자는 “불과 5~6년 전만 해도 단독주택을 헐고 다세대로 ‘지분 쪼개기’를 해서 3.3㎡당 4000만~5000만원에 거래했다”며 “이제는 시세차익도 얻기 힘들어 저렴한 주택을 찾는 수요자 외에는 관심이 없다”고 전했다.
투자가치가 떨어진 다세대·연립주택은 실거주용으로도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보다 입지 및 보안성이 좋지 못하고 노후한 주택이 많아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뉴타운 사업 등이 물건너가면서 다세대·연립주택의 인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며 “원룸 공실이 늘어 노후 다세대와 연립을 사서 원룸으로 개발하려는 수요도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빚 못 갚는 ‘다세대 하우스푸어’
대출금을 끼고 투자했다 버티지 못하는 다세대·연립주택 주인도 늘고 있다. 최근에는 경매로 집이 넘어가는 사례도 급증하는 추세다. 경매정보업체인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경매시장에 나온 다세대·연립주택은 총 1만4300여가구로 200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찾는 사람이 줄어 다세대·연립 낙찰률(경매 물건 대비 낙찰된 물건 비율)은 2007년 61%에서 올해 28.94%까지 떨어졌다. 올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낙찰률(40.38%)과 비교하면 10%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다.
또 집주인들이 수천만원의 대출을 끼고 다세대주택에 투자했다가 빚을 못 갚는 경우가 많다 보니 금융회사 등에 의한 ‘임의경매’ 비율이 크게 늘고 있다. 올해 경매시장에 나온 수도권 다세대·연립주택의 81%가 임의경매(1만1569건)였다.
경매는 임의경매와 강제경매로 나뉘는데 은행에서 빌린 주택담보대출 등을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경우는 임의경매로 처리되고, 소유자가 개인 채권을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경우는 강제경매가 된다.
문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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