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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영종 하늘도시가 입주 1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주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입주율도 60%에 그친 상황에 전세물건마저 동이 났다. 기반시설 미비로 살기 불편한 데다 분양대금 반환소송으로 입주가 불가능해 전세로 돌릴 수 있는 물건도 거의 없어서다.
■ 빈집 많은데 들어갈 집은 없다?
30일 찾은 영종 하늘도시 일대는 몇몇 새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아직 허허벌판으로 남아 있었다. 입주 1년이 지났지만 하늘도시의 기반시설은 아직도 열악하기 때문. 1만여가구에 달하는 신도시에 초등학교는 영종초교와 하늘초교 두 곳뿐이고 하늘초교는 9월부터 신입생을 받는다. 중.고생들은 셔틀버스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통학해야 하는 실정이다.
열악한 교통도 문제다. 현재 하늘도시를 경유하는 버스노선은 두 개에 불과해 하늘도시 주민들은 아파트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할인마트도 하나밖에 없어 주민들이 운서역 쪽으로 장을 보러 가고 있다.
G공인 관계자는 "8월 중 다른 마트가 개장할 예정이었지만 허가가 나지 않아 미뤄졌다"고 전했다.
중개업계는 이같이 열악한 여건에서 이 지역도 전세물건 부족으로 전세난을 피해갈 수 없었다고 밝혔다.
J공인 대표는 "현재 우미린 1단지(59㎡)형에 전세 물건은 한두 개 정도"라며 "매물이 생기면 바로 나가기 때문에 물량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N공인 관계자도 "빈집은 많은데 들어갈 수 있는 집은 없다"며 "제3연륙교 건설 지연으로 인한 분양대금 반환소송으로 입주가 불가능한 가구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미린 1단지(전용면적 59㎡)의 경우 등기 이전을 미루고 소송에 참여하는 가구가 총 1680가구 중 약 600가구 정도, 1304가구의 한양 수지인(전용면적 59㎡)도 약 300가구가 잔금을 치르지 않고 있다.
H공인 관계자는 "소송에 참여하면서 입주를 미루는 가구도 있겠지만 일부는 결국 계약 포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세 시세는 전용면적 59㎡형의 경우 9000만원에서 1억원 선, 83㎡는 1억3000만원 선에서 거래가 된다. 융자가 있는 경우 59㎡형의 전세비용은 약 6000만원이다. 입주 초기인 지난해에 비해 3000만~4000만원 정도 오른 수준이다.
■ 미분양 전세전환 기다리기도
곳곳에 빈집으로 남은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도 상가나 학교, 교통 등 기반 시설을 갖추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유동인구가 적기 때문. 시세 역시 분양가 대비 20% 이상 떨어졌다. 때문에 이 일대 아파트들은 프리리빙제나 전세 전환 등 다양한 방법으로 미분양 해결에 나서고 있다.
입주 당시 80가구가 미분양 상태이던 우미린 1단지와 300가구 정도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우미린 2단지(전용 84㎡)는 살아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이른바 '프리리빙제'로 미분양을 털어내고 있다. G공인 관계자는 "우미린 1단지는 전세금 6000만원에 입주가 가능하고 2년 후 매매계약을 체결해도 실제 아파트 구매비용은 현재 시세보다 1000만원가량 싼 1억8500만원 수준이어서 안정성은 보장된다"고 주장했다.
약 300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은 현대 힐스테이트(전용 83㎡)도 전세 전환을 통해 입주율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H공인 대표는 "10월 중 미분양 가구에 대한 전세 전환이 있을 것"이라며 "300가구가 한꺼번에 풀리기 때문에 이를 기다리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N공인 관계자는 "현대 힐스테이트가 전세 전환을 시작하면 다른 단지도 비슷한 대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은 기자 박세인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