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아파트 전경/ 조선일보DB |
전셋값이 쉼 없이 오르고 있다. 서울은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매매가격과 전셋값 차이가 5000만원이 안 되는 아파트도 늘어나고 있다. 매매가격은 떨어지는데, 전세값은 오르면서 격차가 줄어든 셈이다.
◆ 서울 전세가율 60% 돌파…경기도도 상승세
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은 60.42%를 기록했다. 2000년대 들어 전세가율이 60%대에 진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자치구별로 성북구가 69.97%로 가장 높다. 이어 금천구(67.62%), 관악구(67.5%), 구로구(66.99%) 순이다. 특히 25개 자치구 중 강남3구를 비롯해 6개구를 제외한 19개구가 전세가율이 60%를 훌쩍 넘었다.
이들 지역의 경우 중소형 아파트가 많고 주요 업무시설과 가깝다는 공통점이 있다. 교통 여건도 비교적 좋아 전세수요가 많이 몰렸다.
경기도는 서울 인접지역과 대기업이 있는 곳 중심으로 전세가율이 높았다. 또 경기 남부권에 몰려있다. 경기도에서는 군포의 전세가율이 73.12%로 가장 높다. 화성(72.83%), 의왕(71.32%), 안양(70.97%), 광명(70.91%) 등도 70%를 넘어섰다.
◆ 전세금액에 3000만원만 추가하면 매매 가능
서울과 경기지역의 아파트 전세가율이 평균 60% 초반 대 수준이지만, 개별 아파트로 보면 90%를 넘어서는 곳도 많다. 전셋값에 조금만 돈을 더 보태면 내 집 마련이 가능한 곳이 적인 않은 셈이다.
실제 서울, 경기 일부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전세금액에 3000만원~5000만원 정도를 더하면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아파트가 꽤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가율이 높아짐에 따라 세입자가 전세로 사느니, 이번에 집을 사자는 식의 매매 전환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차이가 1억원 이하가 되면 이자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또 2년에 한 번씩 이사를 해야한다는 부담도 없다.
서울에서 매매가격과 전셋값 차이가 1억원 미만인 아파트가 전체 전세 아파트는 37만 가구다. 주로 강북, 성북, 노원, 도봉 등 강북권과 금천, 구로 등 서부권의 중소형 아파트가 포함된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에 차이가 작게 나는 아파트는 금천구 시흥동 벽산타운5단지 84㎡(이하 전용면적 기준)로 매매가(2억9000만원)와 전세가(2억4500만원) 차이가 4500만원에 불과하다. 성북구 정릉동 푸른마을동아 93㎡도 매매가격이 2억5000만원이지만 전세가격은 2억으로 차이가 5000만원밖에 안 난다.
노원구 상계동 보람 44㎡와 성동구 금호동 벽산 59㎡도 차이가 5500만원이었으며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타운 59㎡는 전셋값에 6250만원만 더하면 매매가 가능하다.
성북 S공인 관계자는 "전세가율이 올라가면서 아파트의 경우 소형위주로 거래 및 문의가 전보다 확실히 늘었다"며 "매매 문의도 전보다 확실하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김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