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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해제구역 ‘낡은 집’ 이 뜬다

서광 공인중개사 2014. 2. 25.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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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해제구역 ‘낡은 집’ 이 뜬다

 

 

 

 

 

 



뉴타운 · 재개발구역 속해 외면

수익성 낮다는 인식 확산

일부지역 감정가 이하로 거래

최근 재개발 · 뉴타운 해제 봇물

새로운 투자 포트폴리오 부상

강북권의 노후된 단독주택이 역발상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강북권 노후 주택 대다수는 그동안 뉴타운ㆍ재개발 구역에 속해 있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뉴타운ㆍ재개발 해제가 봇물을 이루면서 재빠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부동산 투자 포트폴리오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시범뉴타운인 왕십리뉴타운 등의 사례에서 뉴타운 개발의 수익성이 매우 낮아 조합원들 대부분이 억대의 손해를 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뉴타운내 주택 집값이 나락으로 떨어진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건축설계사무소 대표 P씨는 최근 강북권의 뉴타운 해제지역에 대지면적 360㎡ 규모 단독주택을 7억7000만원에 매입했다. 3.3㎡당 매입가는 700만원. P씨는 “뉴타운 갈등으로 집값이 바닥 수준이라 매입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 단독주택은 감정평가액만 무려 3.3㎡당 800만원대. P씨는 감정가보다도 낮게 매입한 것이다.

뉴타운내 주택 감정평가액이 시세의 30~40%선에서 정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P씨의 매입가는 상상을 초월하는 적은 액수다.

그는 “요즘 뉴타운은 잘못 들어갔다가 장기간 투자금이 묶일 수 있어 투자 기피 지역으로 꼽힌다”며 “살 사람이 없다보니 집주인 사정상 턱없이 싸게 나온 매물이 나타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집은 집주인이 집을 차압당해 헐값에 내놓을 수밖에 없는 경우였다.

현지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 집은 어느날 불쑥 나타난 게 아니다. 집주인이 자금 사정이 어려워 헐값에 내놨지만 수개월 동안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며 “그런데 P씨가 계약하자마자 여기저기서 아까운 매물을 놓쳤다는 장탄식이 흘러나오더라”고 했다.

P씨는 매수 자금을 강남권에 보유한 아파트의 전세금으로 충당했다. 그는 현재 매입한 단독주택의 옆집이 매물로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왕 시작한 김에 택지를 좀 더 넓혀 서울에서 흔치 않은 대형 단독주택을 짓겠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에서 이 정도 규모의 집을 이 값에 사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결코 손해를 볼 것 같진 않았다”고 했다.

그가 말한 최악의 상황은 만에 하나 뉴타운 개발이 진행되는 경우다.

뉴타운이 개발되더라도 감정평가액 선에서 제시되는 보상금을 현금청산 신청하면 자신의 매입가보다 3.3㎡당 100만원 이상 높게 돌려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게다가 해당 구역은 뉴타운 해제가 확정적이어서 향후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았다.

이런 사례는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다는 게 강북권 부동산업계의 전언이다.

한 투자자는 P씨가 주택을 매입한 지역 인근의 대지면적 340㎡ 규모 단독주택이 경매 매물로 나온 것을 보고 군침을 삼키고 있다. 지난번 입찰가 7억원에서 유찰돼 이번에 5억6000만원에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3.3㎡당 매입가는 550만원. 이 집의 감정평가액은 3.3㎡당 780만원 선이어서 상당한 차익을 노릴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지난 20일 서울시 뉴타운ㆍ재개발 구역 606곳 중 148곳의 해제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전체 35개 뉴타운지구 중 앞서 창신ㆍ숭인뉴타운지구 전체가 해제됐고 이후 남은 34개 뉴타운 지구 중 일부 구역이 해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