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길음뉴타운의 길음1재정비촉진구역(이하 길음1구역) 재개발조합 설립인가에 절차상 하자가 있어 무효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2010년 조합 설립후 추진돼온 성북구 길음동 508-16번지 일대 10만7534㎡(길음1구역)의 재개발 일정 지연이 불가피하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길음1구역 내 토지소유자인 김모씨 등 5명이 서울 성북구청장을 상대로 낸 조합설립인가처분 무효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8일 밝혔다.
대법원은 재개발조합 설립에 요구되는 주민 동의율은 조합설립인가 '처분일'이 아닌 '신청일' 기준이 돼야 하고 봤다. 따라서 신청일을 기준으로 한 길음1구역 재개발조합의 인가는 토지소유자 4분의 3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조합설립인가 처분일을 기준으로 동의율을 산정하면 인가신청 후 소유권 변동을 통해 의도적으로 동의율을 조작할 수 있어 재개발사업 관련 비리나 분쟁이 양산될 우려가 있다"며 "조합설립인가를 위한 동의 정족수는 신청시를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대규모 재개발사업은 행정청이 처분일 기준으로 다시 일일이 소유관계를 확인해 정족수를 판단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재개발조합 설립인가 신청 후 토지소유자가 된 사람도 동의율 산정에 포함한 것은 잘못인데도 이를 토대로 토지소유자 동의요건을 충족했다고 판단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성북구는 2010년 4월 길음1구역 내 토지나 건축물 소유주 1360명 중 1033명이 조합설립에 동의한 것으로 보고 조합 설립을 인가했다.
김씨 등 5명은 동의율 산정이 잘못됐다며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이후 항소심 과정에서 조합설립인가 신청일을 기준으로 동의율을 산정해야 하는데 신청일 이후 동의자까지 포함돼 위법하다는 주장을 폈지만 항소심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김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