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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분담금 걱정 말라더니…결국 추가분담금 3억

서광 공인중개사 2014. 5. 2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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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분담금 걱정 말라더니…결국 추가분담금 3억

 

 

 

 

 


답십리뉴타운 18구역 개발을 반대하는 조합원들의 벽보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추가부담금 걱정 말라더니 결국 3억원 정도 추가분담금을 내게 생겼어요. 하늘이 무너집니다. 제2, 제3의 용산 참사가 곧 답십리에서도 일어날 겁니다.”(답십리뉴타운 18구역 조합원)

서울 뉴타운ㆍ재개발 사업 실패의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추가분담금 폭탄이 터져나오자 관리처분을 앞둔 일부 뉴타운 조합에서는 관리처분 후 단계인 이주 및 철거를 반대하는 등 처절한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답십리뉴타운 18구역은 작년 9월 관리처분총회를 거쳐 올해 2월 6일 관리처분인가를 받았습니다. 올해 1월 중 관리처분을 받았다면 관련 규정에 따라 뉴타운 해제 운동을 벌일 수 없었지만, 2월에 관리처분을 받아 내년 1월까지 뉴타운 해제 운동을 이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뉴타운18구역 조합원 L씨는 “구청에 개발을 반대하는 조합원들이 관리처분인가를 내주는 대신 해제 운동은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2월 이후에 관리처분을 내달라고 절절이 요구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18구역 조합원들이 이처럼 뉴타운 해제 및 개발 반대 운동에 매달리는 이유는 개발 안 하는 게 하는 것보다 훨씬 득이기 때문입니다. 18구역 내 한 조합원 소유 4층 상가건물은 시세가 15억원 전후로 알려졌지만 개발할 경우 약 9억원 전후의 보상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이 조합원은 “개발을 해서 뭔가가 더 좋아질 거라고 해서 조합설립에 찬성한 것이지 이토록 나라가 쉽게 내 재산을 합법적으로 강탈해 가리라는 것을 알았다면 진작에 찬성해주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 나라는 내 재산을 뺏아가려는 날강도와 다르지 않다”며 치를 떨었습니다. 그는 “가만히 앉아서 평생 모은 재산을 뺏기고 있을 수 만은 없다”며 “최후의 순간까지 가면 제2, 제3의 용산참사가 끝없이 이어질 것”이라며 발언의 강도를 높였습니다.

훼손당한 벽보

현재 이 조합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조합원들이 막다른 골목에 몰린 형국입니다.

지난 2월 관리처분인가가 났기 때문에 개발사업의 9부 능선을 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제 이주 및 철거만 진행되면 이 지역은 겉모습 번듯한 대규모 신축 아파트 단지로 거듭나게 됩니다. 그러나 속사정은 다릅니다.

조합원 총 440여명 중에서 200여명이 현금청산을 신청했고, 240여명이 분양을 신청했습니다. 지금까지 뉴타운이나 재개발사업에서 조합원은 대부분 현금청산보다는 분양신청을 택했습니다. 그런데 답십리18구역에서는 40%가 넘는 조합원들이 현금청산을 신청한 겁니다. 현금청산 신청자들이 많다는 것은 아파트 분양 수익에 대한 기대감이 아주 낫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 뉴타운과 재개발사업의 조합원들이 끝모를 추가분담금 폭탄에 시달리는 걸 보면서 생각이 바뀌고 있는 겁니다. 이들은 입주할 때까지 얼마의 추가분담금을 더 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차라리 감정평가액에 근거한 현금청산을 택했습니다.(그러나 현금청산을 받더라도 시세가 15억원인 자기 자산을 감정평가에 근거해 약 9억원 수준으로 보상받는다는 의미이므로 현금청산도 울며 겨자먹기인 상황입니다. 그래서 조합원들은 분양보다는 현금청산, 현금청산보다는 뉴타운 해제에 매달리는 겁니다.)

현금청산을 신청한 사람들은 현금을 받고 조합원 자격을 상실하게 되므로 남는 조합원은 약 240여명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지난 3월 열린 조합 총회에서 사업비가 기존 2653억원에서 3342억원으로 증액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688억원이 늘어난 겁니다. 688억원을 남은 조합원 240여명으로 나누면 조합원 1인당 약 2억8600만원의 추가분담금이 더 생깁니다.

조합원들은 가뜩이나 사업성이 떨어져 현금청산자가 많은 마당에 사업비가 또 증액돼 남은 조합원 1인당 추가분담금이 약 3억원 가까이 늘어난 상황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더욱 기막혀 하는 것은 지난해 4~6월 분양신청 기간 중에 조합 측이 분양 촉진을 위해 내걸었던 홍보 문건 내용입니다.

당시 조합원 대상 홍보 문건에는 “추가분담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문건에는 “답십리18구역은 사업 지연의 우려가 없고 일반분양가도 3.3㎡당 1500만원 수준으로 적정하게 책정했기 때문에 추가분담금의 우려가 없다”는 설명이 뒤따릅니다.

그러나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사업비가 688억원 증액돼 추가분담금 폭탄이 발생한 겁니다. 이 때문에 신뢰관계도 완전히 깨졌다시피 합니다. 한 조합원은 “추가분담금 걱정 없다더니 사업비가 수백억 증액돼 결국 1인당 추가분담금 수억원이 발생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조합이나 건설사가 하는 말을 어떻게 곧이 믿고 따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부러진 ‘내집지킴이’ 사무실 깃발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낮은 분양신청률에 수차례 거듭 실시한 분양신청 과정에서 비례율(감정금액의 보상비율: 100%일 경우 감정금액의 100%가 보상된다)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10월 실시한 분양 신청에서는 비례율이 100%였지만 2013년 4월 실시한 분양신청에서는 비례율이 97%로 떨어졌습니다.

이들은 또 해산동의서를 모으기 위해 ‘내집지킴이’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인 사무실에 각종 위해가 가해지고 있어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이들이 내건 벽보가 누군가에 의해 찢기거나 협박성 낙서로 더렵혀지고 있는 겁니다. 사무실 앞 ‘내집지킴이’ 깃발은 부러져 거리에 나뒹굴었고, 누군가 사무실에 불을 지르려는 시도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해제동의서 50%를 수월하게 받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해제를 원하는 45%와 분양신청을 고집하는 55%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45%의 반대자들은 55%가 찬성한다고 45%의 재산을 앗아가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변합니다. 이들은 “과연 누구를 위한 개발이냐”고 되묻고 있습니다. 정말 과연 누구를 위한 개발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