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시즌이 다가왔다. 많은 회사원들이 '13월의 월급'을 기대하는 시기다. 그러나 갈수록 월급 챙기기가 쉽지 않다. 자칫하다 '13월의 세금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www.yesone.go.kr) 홈페이지에서 출력만 하면 다 알아서 되는 줄 알았던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런 직장인들을 위한 책도 나왔다. 매년 이 맘때면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는 '합법적으로 세금 안 내는 110가지 방법 : 개인편'(신방수 저·아라크네 출판)이다. 근 10년째 베스트셀러인데, 매번 바뀌는 세법 때문에 2015년 개정판이 나왔으니 참고하자.
나도 모르게 통장과 주머니에서 빠져나가는 세금을 책 한 권으로 막을 수 있다면 이득인 장사인 셈인데, 그마저도 짬이 나지 않는 이들을 위해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연말정산 노하우 3가지만 추렸다.
1. 더 받으려다 더 낸다…'이중공제'의 함정
배우자와 자녀, 그리고 부모까지 '인적공제'는 세금을 돌려받기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이다. 그러나 가장 쉽게 '이중공제'의 함정에 빠지는 항목이기도 하다.
형제가 각자 부모님을 부양가족으로 올려 소득공제를 받았다가, 뒤늦게 한 명은 환급 금액을 토해내는 것은 물론 10% 가산세까지 내는 경우가 흔하다.
10%는 신고불성실가산세다. 만약 허위로 공제신청을 했다면 40%를 내야 한다. 덜 낸 세금에 하루 0.03%씩 물리는 납부불성실가산세는 최대 54.75%까지 내야 한다. 한 푼 더 받으려다, 세금폭탄 맞기 십상이다.
이중공제를 막는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까. 아래는 '합법적으로 세금 안 내는 110가지 방법'의 저자 신방수 세무사가 제안하는 방법이다.
연말정산을 앞두고 가족모임을 한 번 갖고 부모님을 누구의 부양가족으로 올릴 것인지 정해보자. 소득공제는 낸 세금을 돌려받는 만큼, 소득이 더 많은 사람에게 몰아주는게 유리하다.
연봉 3000만원인 막내는 200만원 소득공제로 30만원을 돌려받지만, 연봉 1억2000만원인 큰 형은 70만원을 돌려받는다. 대신 큰 형이 챙긴 40만원으로 가족모임의 밥값을 내면 된다. 연말정산을 핑계 삼아 평소 왕래가 드문 가족들이 모이는 자리도 마련하고, 밥값은 나라가 돌려준 세금으로 해결하니 일거양득이다.
2. 사업하는 아버지도 부양가족으로 공제된다?
일을 하지 않는 부모는 부양가족으로 올려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부모가 일을 하고 있거나 사업자인 경우는 부양가족으로 올릴 수 없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부모가 사업자인 경우, 때에 따라서 자녀가 부양가족으로 올려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부양가족'이 될 수 있는지 없는지는 직업이 아니라 소득이 기준이기 때문이다.
사업자의 경우 업황의 부침에 따라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사업으로 얻은 소득이 없으면 그 해에는 다른 가족이 부양한 것으로 간주돼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오히려 부양가족으로 올린 부모가 아르바이트나 소일 거리를 하는 경우가 헷갈리기 쉽다. 부양가족으로 올릴 수 있는 기준은 '부모가 만 60세 이상이면서 연간소득 금액 100만원 이하'인 경우다.
그런데, 100만원의 기준이 생각보다 복잡하다. 연금소득, 근로소득, 사업소득, 기타소득, 이자배당소득, 퇴직소득 등 모든 소득을 합산하기 때문에 계산이 쉽지 않다.
만약 부모가 연금으로 생활하고 있다면, 총 516만원 이하일 경우 부양가족이 될 수 있다. 연금소득공제를 적용하면 516만원이 연간소득금액 100만원의 기준이 된다.
3. 맞벌이 부부, 소득 높은 사람에게 몰아주자?
1번 형제의 사례처럼, 소득공제는 일반적으로 소득이 더 많은 사람에게 몰아주는 것이 이득이라는 게 일반 상식이다.
물론, 같은 금액을 소득공제 받더라도 실제 돌려받는 돈이 다르니 대개는 이 상식이 통한다. 그러나 세금을 돌려받기가 그렇게 단순하고 쉬울 리가 없다. 일반적인 맞벌이 부부의 연말정산에는 함정이 곳곳에 있어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부양가족 공제처럼 소득공제 기준과 금액이 일정한 경우라면 더 소득이 많은 배우자에게 몰아주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정반대의 경우가 있다. '최저 금액 기준'이 적용되는 항목이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사용액의 경우를 보자.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 공제율이 높으니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일반론에 불과하다.
실제로는 어느 카드를 사용하든 돌려받기가 쉽지 않다. 총급여의 25%를 초과해 사용한 금액에 대해서만 공제를 해준다는 조건 때문이다.
총급여가 1억원이라면 카드 사용액이 최소 2500만원을 넘겨야만 소득공제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공제율이 신용카드의 두 배인 체크카드(30%)를 사용했더라도 한도까지 공제를 받으려면 연봉의 3분의 1 이상을 카드로 써야 한다.
따라서, 카드 사용액 공제는 소득이 적은 사람에게 몰아주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연봉 3000만원인 배우자라면 최저 사용금액 기준이 750만원으로 뚝 떨어진다. 대개 부부의 소득은 달라도 소비는 함께 하는 경우가 많으니 최저 기준을 넘기기는 어렵지 않다.
만약, 배우자 어느 쪽을 따져보더라도 최저 사용금액(25%) 채우기 어려울 만큼 검소한 소비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차라리 신용카드를 사용하자. 무이자 할부, 포인트 등 다양한 혜택이라도 챙길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