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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만료된 조합장, 시공자 선정 불가… 통상업무만 가능”

서광 공인중개사 2015. 5. 19.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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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만료된 조합장, 시공자 선정 불가… 통상업무만 가능”





하우징헤럴드 이혁기 기자 2015.05.06


대법 판례로 본 직무대행·임기만료 조합장 업무 범위

조합장 임기만료된 순간부터 업무범위 축소
“집행부 재구성 후 시공자 선정 절차 밟아야”





장기침체에서 벗어나 정비사업을 재추진하는 과정에서 임기만료된 조합임원이 행한 사업추진 행위가 적법할까.


최근 서울은 물론 지방에서도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 붐이 일면서 임기 만료가 수년씩 지난 조합장들이 시공자 선정 행위를 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활한 시공자 선정을 위해서는 총회에서 집행부를 재구성하는 절차를 먼저 거친 후 입찰공고를 내는 등 시공자 선정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공자 선정 무효 소송 등으로 인해 시공자를 다시 선정해야할 수도 있는 위험요소들을 애초에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법원에서도 임기가 만료된 조합장은 통상적인 업무 범위를 벗어나서는 안된다는 판례가 나온 바 있다.


▲대법원, 임기 만료된 조합장 업무범위 포괄적 부여 불가


다수의 전문 변호사들은 임기가 만료된 조합장이 시공자 선정을 개최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임기가 만료된 조합장은 임기만료로 업무 범위가 축소됨에 따라 조합 유지를 위한 통상적인 업무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미 이를 뒷받침하는 대법원 판례도 나왔다. 지난 2003년 대법원(재판장 이용우 대법관)은 ‘대의원결의 무효 확인 등’ 소송에서 “임기가 만료된 종전 대표자에게 후임자 선임시까지 업무수행권을 인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임기가 만료된 대표자의 업무수행권은 급박한 사정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업무를 수행하게 할 필요가 있는지를 개별적·구체적으로 가려 인정할 수 있는 것이지 임기만료 후 후임자가 아직 선출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당연히 포괄적으로 부여되는 것이 아니다”고 판시했다.


다시 말해 임기가 만료된 조합장의 업무 범위는 임기 만료 전 조합장의 업무 범위와 동일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새로운 조합장의 선임이 있을 때까지 조합의 정상적인 활동을 중단하게 되는 처지를 피하기 위한 보충적인 업무에 국한된다는 얘기다.


H법률사무소의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에도 나와 있듯이 임기가 만료된 조합장은 통상적인 업무만 수행해야 한다”며 “이를 무시하고 시공자 선정 총회를 개최할 경우 시공자 선정 무효 소송 등으로 인해 다시 조합장을 선출 또는 연임한 후 시공자 선정 총회를 또 다시 개최 해야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기만료된 조합장도 직무대행과 마찬가지로 모든 업무 진행 가능하다


이에 반해 일부 변호사들은 반론을 내놓고 있다. 정관에 의해 선임된 직무대행자는 시공자 등 협력업체 선정·해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임기가 만료된 조합장도 같은 시각으로 보고 권한이 있다고 간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관에 의해 선임된 직무대행자는 시공자 등 협력업체 선정·해지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임기가 만료된 조합장도 정관에서 후임자가 선임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크게 다르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와 같은 주장은 대부분의 조합이 정관에 국토교통부가 제정한 표준정관 규정을 참조해 “임기가 만료된 임원은 그 후임자가 선임될 때까지 그 직무를 수행한다”고 명시해 놓은 점을 참고한 것이다.


이와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하급심 판례도 나왔다. 지난해 12월 광주지방법원 제21민사부(재판장 이창한 판사)는 “일반적으로 정한 규정에 의해 직무대행자가 되는 자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의해 직무대행자로 선임된 자와 달리 직무대행 대상자의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즉, 정관에 따라 선임된 직무대행자는 조합장의 권
한과 동일하기 때문에 모든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직무대행 조합장과 임기 만료된 조합장의 업무 범위는 별개


하지만 이 같은 판단에 대해 직무대행자의 업무 범위와, 임기가 만료된 조합장의 업무 범위는 엄연히 다르다는 변호사들의 반론이 잇따르고 있다.


직무대행 조합장의 업무 범위는 말 그대로 조합장의 업무를 대리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조합장의 권한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반면, 임기가 만료된 조합장은 조합장으로서 업무를 볼 수 있는 범위가 임기만료로 축소됐기 때문에 통상 업무범위를 벗어난 시공자 선정 총회는 개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H법률사무소의 또 다른 변호사는 “직무대행 조합장의 업무 범위는 그야말로 조합장의 업무를 대신 진행하기 때문에 조합장의 권한을 갖는 한편 업무 범위도 동일하다”며 “하지만 임기가 만료된 조합장은 임기가 만료된 순간 업무 범위가 축소된다”고 말했다.


이어 “임기가 만료된 조합장은 직무대행으로 조합장 업무를 수행하는 것과 달리 봐야한다”며 “통상적인 업무 범위만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시공자 선정과 같은 중요한 총회를 개최할 경우에는 향후 시공자 선정 무효 소송과 같은 문제를 유발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기만료된 조합장의 시공자 선정은 권한 밖 행위


시공자 선정 총회이기 때문에 통상적인 업무를 벗어난 범위로서 임기가 만료된 조합장이 개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시공자 선정 총회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총회에 직접 참석해야 할 의결 정족수까지 정해 놓을 정도로 조합원들의 재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시공자 선정 총회 당시 안건으로 임기 만료된 조합장 연임의 건이나, 조합장 선출의 건을 상정해 집행부를 재구성하는 경우라도 시공자 선정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J법무법인의 변호사는 “시공자 선정 총회를 임기가 만료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조합장이 개최한다면 향후 시공자 선정 무효 소송 등에 따라 다시 절차를 밟게 될 수도 있다”며 “애초부터 조합원들의 시간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임기가 만료된 집행부를 총회에서 재구성한 후 시공자 선정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향후 벌어질 수 있는 시공자 선정 취소 소송 등에 대한 위험 요소를 처음부터 없애고 시공자 선정에 돌입해야 원활한 정비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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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끝난 조합장 시공자 선정
법정다툼 등 소모전 불가피



■ 전문가 시각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임기가 만료된 조합장이 시공자 선정 절차를 밟게 된다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향후 시공자 선정 무효 소송에 따라 패소할 경우 복잡한 시공자 선정 절차를 다시 밟는 한편 시공자 선정 총회 개최에 소요될 막대한 비용부담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서 정하고 있는 시공자 선정 절차는 매우 복잡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


‘도정법’ 제11조제1항에 따르면 조합은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 조합 총회에서 국토부장관이 정하는 경쟁입찰 방법으로 건설업자 또는 등록사업자를 시공자로 선정하도록 돼있다.


국토부가 고시한 ‘정비사업의 시공자 선정기준’에 따르면 제5조, 제6조, 제7조에 따라 △일반경쟁입찰 △제한경쟁입찰 △지명경쟁입찰로 당시 조합의 상황과 여건에 따라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정해뒀다. 


이와 함께 조합은 시공자 선정을 위해 입찰공고를 내려면 현장설명회 개최일로부터 7일 전에 1회 이상 전국 또는 해당 지방을 주된 보급지역으로 하는 일간신문에 공고해야 한다.


아울러 이와 같은 조건이 모두 성립되면서 시공자 선정 총회를 목전에 둔다면 총회에는 막대한 비용도 쏟아 부어야 한다.


일례로 △대관료 △홍보비용 △총회책자·위임장 등 인쇄비용 △우편발송비 △임·대의원회의비 등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억단위까지의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여기에 조합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현장 참석자 비율을 높이기 위한 조합원 교통비 지급도 고려해야 한다.


이는 ‘정비사업의 시공자 선정 기준’에서 시공자 선정 총회 시 전체 조합원 총수의 과반수이상이 직접 참석해 의결하도록 규정을 정해놨기 때문이다.


문제는 임기가 만료된 조합장이 시공자 선정 총회를 개최할 경우 시공자 선정 무효 소송으로 번질수 있다는 점이다.


이때 패소할 경우 시공자 선정을 위한 절차를 다시 진행해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복잡한 시공자 선정 총회를 개최하게 된다면 그 고통은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전가된다는 입장이다.


결국 주민들이 사업에 대한 기대가 다시 꺾이게 되는 심리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김상규 주거환경연구원 도시정비활성화지원센터 실장은 “임기만료된 조합장은 통상적인 업무만 진행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와 전문변호사들의 의견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사전에 집행부를 재구성해서 시공자를 선정하는 방향이 조합과 조합원 모두에게 정신적·금전적으로 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