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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제2 전성기`…올해만 4만5천가구 `최대`
주택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서울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아파트값이 떨어지면서 사업이 답보 상태에 빠져 새 아파트 공급이 줄고 조합원 입주권은 추가분담금 우려로 외면을 받았지만 올 들어 시장이 상승세를 타면서 또다시 '주인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모양새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 재건축·재개발 시장에 역대 최대 규모의 분양 큰 장이 선다. 부동산114가 올해 서울 재건축·재개발 일반분양 물량을 조사한 결과 1만3523가구로 2002년 이후 가장 많았다. 조합원 몫을 포함한 건립 가구 수는 4만5400가구에 달했다. 이는 부동산114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0년 이후 최대치다.
유형별로 강남에 주로 포진된 재건축은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인 1만9622가구가 공급된다. 조합원 몫을 제외한 일반분양은 5586가구다. 강북에 많은 재개발은 2만5778가구가 공급되며 이 가운데 7937가구가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지난해 말 이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규제 완화와 분양 시장 회복이 맞물려 조합과 건설사가 정비사업에 속도를 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달부터 분양에 돌입하는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대부분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 이상 됐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을 재건축한 '송파 헬리오시티'는 2003년 조합 설립 이후 12년 만이다. 강남구 대치동 국제아파트는 2003년 말 추진위원회가 꾸려진 뒤 9년가량 지지부진했다가 최근 1~2년 사이 가속도가 붙었다.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낮은 강북 재개발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성동구 금호동1가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웃돈 3000만~5000만원을 얹어주면 로열층 매입도 가능했지만 지금은 두 배 넘게 오른 1억원 이상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조합원 입주권은 일반분양분보다 저렴하다'는 법칙이 통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개포동 한 부동산 관계자도 "개포주공2단지 전용면적 84㎡형 조합원 입주권 가격이 조합의 예상 일반분양가인 12억원을 벌써부터 넘어섰다"고 말했다.
관건은 역시 분양가다. 올해부터 재건축·재개발 같은 민간택지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조합원 입주권 가격 상승 속도가 빠르고 주변 아파트값까지 뛰면서 분양가를 밀어올리는 분위기다.
강남·서초구 재건축 단지는 3.3㎡당 3000만원 후반대에서 분양가를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대치동 '대치SK뷰'와 잠원동 '아크로리버뷰'는 3900만~4000만원까지도 노리고 있다. 이달 말부터 분양에 돌입하는 성동구 등 강북 재개발 단지는 지난달 주민 총회를 열고 3.3㎡당 분양가를 100만~200만원가량 올렸다. 전용면적 84㎡가 당초보다 3000만~7000만원가량 비싸진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주택 수요자들은 어느 때보다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고준석 신한은행 동부이촌동 지점장은 "웃돈이 붙는다 해서 반드시 유망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며 "입주 시점까지 내다보고 여러 시세를 비교한 뒤 청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금리 인상 등 대내외적 변화로 2~3년 후 시장이 다시 변할 수도 있다"며 "내년부터 가계부채 대책이 본격 시행되는 만큼 자기 자금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투자는 물론 내 집 마련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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