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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바꿔야하나…" 고민커진 1+1 재건축
매일경제 2018.10.28
대형 평형 재건축 소유자
소형 두개 입주권 받았는데
다주택자 간주로 대출막혀
잠실진주 "설계 수정 검토"
반포주공1도 대책 고심중
변경 땐 일정 지연 불가피
서울 주택공급난 심각한데
공급속도 되레 늦추는 꼴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을 원천 봉쇄하면서 사업 추진에 차질이 예상되자 강남 재건축 단지 곳곳에서 설계 변경을 검토 중이다. 최근 관리처분인가를 획득한 잠실 진주아파트 전경. [사진 제공 = 매경 DB]
정부의 다주택자 대출 규제 강화 불똥이 '1+1 재건축'으로 튀고 있다.
정부가 분양권·입주권도 주택으로 간주해 다주택자의 대출을 원천 봉쇄하면서 이주비 등 사업 추진에 차질이 예상되자 강남 재건축 단지 곳곳에서 설계 변경을 검토·고민하고 있다. 확정된 가구 수 등 설계를 변경하면 일정 지연과 혼란이 불가피해진다. 정부 규제로 재건축을 통한 주택 공급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공급난만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28일 재건축 추진 조합과 부동산 관계자 등에 의하면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잠실 진주아파트 등 '1+1 재건축' 단지들이 재건축 계획 변경 등을 고심하고 있다.
'1+1 재건축'은 넓은 대지 지분을 갖고 있는 중대형 면적 아파트 소유주들이 재건축 시 중소형 아파트 2채를 분양받을 수 있는 제도다. 신혼부부나 1인가구 등 소형 면적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주택 공급 확대와 집값 안정화를 위해 도입했던 정책이다.
문제는 9·13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기존 1주택자가 관리처분인가 후 입주권 두 개를 얻을 시 다주택자가 됨에 따라 대출 규제에 묶여 개인 집단대출을 아예 받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주비 대출 등을 통한 세입자 보증금 충당이나 임시 거주를 위한 주택 비용 대출이 불가능해지며 사면초가에 빠지게 됐다.
이달 초 관리처분인가를 취득한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 진주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전세난 우려 등을 이유로 이주 시기를 미룬 바 있는 해당 단지가 이번엔 '1+1 재건축' 대출 규제에 발목 잡혀 혼란에 빠졌다. 조합 관계자는 "정부 말을 믿고 적극적으로 '1+1 재건축'을 독려하고 설계했는데 집값을 잡겠다고 갑자기 '돈줄'을 모두 묶어버리면 이주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전용 59~148㎡ 1507가구 규모인 잠실 진주아파트는 최고 35층, 2870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로 탈바꿈할 계획을 세웠다. 작년 12월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면서 '1+1 재건축'을 염두에 두고 소형 가구를 대거 배치했다.
해당 조합 관계자는 "'1+1 재건축' 여부에 따라 설계 변경이 불가피해졌다"며 "면적 구성과 총 가구 수, 단지 구조 등 사실상 처음부터 설계도를 다시 만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서초구 반포동 대표 재건축 단지인 반포주공1단지 역시 비슷한 문제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기존 2100여 가구를 5300여 가구로 재건축하려는데 대출 규제 '불똥'이 튀었다.
오득천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조합장은 "이런 식이면 진짜 '현금부자'를 제외하고 '1+1 재건축'에 동의하는 주민이 누가 있겠느냐"며 "전용 84㎡ 이하 가구 수를 60% 이상 늘리려 했는데 이런 식으론 소형 면적을 많이 지을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 내 '1+1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는 이들 두 곳을 포함해 신반포8차, 문정동 136, 방배6구역 등 주로 강남권이다. 입지적으로 상징성이 큰 대단지가 포함돼 시장 관심도가 높은 편이다.
문제는 설계를 대대적으로 변경하려면 조합원총회 등 절차가 필요해 재건축 속도가 대폭 늦어지거나 이를 둘러싼 이견이 커질 경우 재건축 추진에 막대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가 안전진단 강화를 통해 재건축 추진 속도를 대폭 늦춘 상황에서 이미 추진 중인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 속도가 늦어지게 되면 가뜩이나 부족한 강남권 주택 공급만 더 줄이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온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1+1 재건축'은 공급 측면에서 시장 수요와 정부 정책의 니즈가 일치한 방식"이라며 "재건축 방식에 대한 갑작스러운 수정은 향후 재건축 추진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려 주택시장 불안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밝혔다.
'1+1 재건축' 소유자들 돈줄이 막히면서 일부 세입자에게 피해가 확산될 우려도 제기된다. 송파구 한 공인중개사는 "이사가 임박한 세입자가 이사날에 맞춰 전세금을 돌려달라고 했는데 집주인 대출이 막혀 돈을 제때 마련하지 못할까봐 불안해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고령층의 재테크 수단으로서 '1+1 재건축'은 여전히 장점이 있지만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사람에게는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가 많이 나오는 등 이제 많이 불리해졌다"면서 "정부가 재건축을 규제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강남 아파트의 '1+1 재건축'이 앞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추동훈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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