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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못지킨 조합장 물러가라"
서울 재개발·재건축 조합장 수난시대...
조선비즈 2020.03.15
서울 주요 재개발·재건축 사업 현장에서 조합장과 조합 임원들이 무더기로 해임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규제로 정비사업 진행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인·허가를 위해 조합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해 애초 내건 약속을 지키지 못하자 조합원들의 반발을 산 것이다.
최초 특화설계가 다 빠지고, 서울시 의견에 따른 미성·크로바의 설계안. /조선일보DB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미성·크로바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 7일 총회를 열고 조합장과 감사, 이사 등 집행부 9명에 대한 해임안건을 의결했다.
조합 집행부가 서울시의 특별건축구역 지정을 받아들여 용적률을 276%에서 300%로 상향조정하는 대신 커튼월(콘크리트 벽에 유리 외벽을 별도로 만드는 방식)이나 미디어파사드(외벽 영상), 스카이브리지 등의 특화설계를 포기한 것이 조합원들의 불만을 산 것이다.
대우건설과의 시공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 중인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 비상대책위원회 역시 임원 해임의 건을 안건으로 내달 11일 임시총회를 연다.
총회는 원래 지난 10일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우한코로나 사태로 연기됐다. 이들은 대우건설과의 시공계약을 해지하면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게 된 책임을 조합장과 집행부에 물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신반포15차는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호반건설 등이 시공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동작구 흑석9구역도 이달 15일 시공계약 해지 총회 이후 조합 집행부를 해임할 계획이다. 시공사의 무리한 공약 탓에 애초 설계안대로 아파트가 지어지지 못하는데, 이 책임이 조합 집행부에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흑석9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을 맡은 롯데건설은 2018년 시공 입찰 당시 아파트 최고 층수를 28층으로 계획했다. .
하지만 서울시의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제2종일반주거지역인 흑석9구역의 최고층수는 25층으로 제한됐다. 결국 인·허가를 통과하지 못해 사업이 지연됐고, 조합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조합원들은 "롯데건설이 관련 법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공약을 내걸어 설계안을 변경하게 됐고 결국 사업이 지연됐다"면서 "이 과정에서 조합 집행부도 롯데건설에 책임을 묻기보다는 오히려 편을 드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건축사업에서 시간은 곧 돈이다. 사업이 지연되면 조합원들의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다. 이를 각오하고서라도 조합원이 조합장과 집행부 해임에 나선 건 그래야 단지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지만, 결국 손해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재개발·재건축업계 한 전문가는 "2018년 1월 1일부터 부활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무리하게 사업속도를 끌어올리려다 탈이 난 사업장에서 최근 조합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면서 "분양가상한제 적용 여부가 갈리는 4월 28일까지 일반분양을 하기 어려운 조합 입장에선 어차피 사업이 더 지연된다 하더라도 크게 무리는 없다는 심리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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