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만료되는 집 실거주 매매하려는데…임대차법 혼란 Q&A
동아일보 | 2020.09.13
계약갱신요구권, 전월세상한제 등을 규정한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임대차 2법)이 7월 31일 시행된 지 한 달 넘었지만 현장에서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 세입자가 살고 있는 집을 실제 거주할 목적으로 사들이더라도 세입자의 계약갱신요구를 무조건 들어줘야 하는 지를 놓고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한 게 대표적이다. 최근 새롭게 부각된 논란을 중심으로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정리했다.
―내년 4월 말 전세가 만료되는 집을 실거주 목적으로 살 계획이다. 4월 말에 세입자를 내보낼 수 있나.
“계약갱신은 전세기간 만료 6개월~1개월 전(올해 12월 10일부터는 6개월~2개월 전)에 세입자가 현재의 집주인에게 요구할 수 있다. 따라서 세입자는 10월 말부터 계약갱신이 가능하다. 그 전까지 잔금을 치르고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마친다면, 세입자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 집주인 실거주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 요구 거절 사유 중 하나다.
하지만 매매 계약만 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하지 않은 채 10월 말이 지나면 실거주를 못할 수도 있다. 10월 말부터 세입자의 계약갱신 요구가 가능해지는데, 이때 등기부등본상 집주인은 여전히 매도자(기존 집주인)다. 이 경우 세입자가 계약갱신 요구를 해도 주택 처분을 이유로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
―올해 12월 전세 만료인 집을 실거주 매수자에게 팔려고 하는데, 세입자가 계약갱신 여부를 아직 밝히지 않았다.
“미리 세입자에게 처분 계획이라는 점을 알리고 계약갱신 요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때 세입자가 계약갱신을 요구하면, 매수자도 현 집주인과 마찬가지로 남은 전세 기간에 2년을 더한 2022년 12월 말까지 거주를 보장해줘야 한다. 반면 세입자가 매도 사실을 알고도 집을 비워주기로 했다면 계약갱신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매수자는 기존 전세가 끝나는 12월 이후부터 거주할 수 있다. 다만 향후 분쟁에 대비하려면 세입자가 갱신을 요구하지 않고 퇴거해주기로 했다는 걸 문자메시지 등 기록으로 남겨두는 게 좋다.”
―세입자가 집을 비워준다고 해 매매 계약을 체결했는데, 갑자기 마음을 바꿔 2년 더 살겠다고 버틴다. 어떻게 해야 하나.
“국토교통부는 최근 내놓은 설명자료를 통해 ‘계약 만료일에 퇴거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임대인이 제3자와 실거주를 위한 새로운 계약 관계를 맺은 경우 등 계약갱신이 부당하다고 볼 수 있는 경우 임대인에게 정당한 갱신거절 사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세입자가 명확히 집을 비워주겠다고 의사표현을 해 매매계약이 성사됐는데 갑자기 말을 바꾼다면 이는 집주인이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사유가 된다.”
―계약갱신 요구권이 도입되기 전인 올해 6월 전세를 끼고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아직 잔금은 치르지 않았다. 세입자의 갱신 요구를 수용해야 하나.
“계약갱신 요구권이 도입된 7월 31일 이전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면 세입자의 계약갱신을 보장해주지 않아도 된다. 법이 바뀔 줄 모르는 상태에서 맺은 계약인 만큼 보호해줘야 한다는 취지다. 세입자는 기존 전세 기간 2년 중 남은 기간만 살고 집을 비워줘야 한다.”
―매도를 고민하고 있는 집주인이다. 내가 실거주하겠다는 이유로 세입자의 갱신 요구를 거절하고 내보낸 뒤 매도해도 괜찮나.
“국토부는 집주인이 실제 거주 의사가 없는데도 주택 매도를 용이하게 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해 세입자를 내보낼 경우 임대차법상 세입자가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부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 ‘1, 2일만 전입했다 매도해도 된다’는 식으로 ‘팁’이 떠돌아다니고 있는데 이는 나중에 문제될 수 있다.”
김호경 기자
이새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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