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도 팔지도 못해"…
매도-매수자 '동상이몽'에 거래 '뚝'
뉴시스 | 2022.08.24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 vs "추가 금리 인상 집값 하락"
금리 인상·대출 규제 강화…매도-매수자 눈치보기 장세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 해소되기 전까지 거래절벽 계속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전국 공인중개사들 중 절반 이상이 올해 하반기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2일 오전 서울 시내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아파트 급매 물량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2022.08.02.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1. 서울과 분당에 아파트 1채씩 보유한 박모(56)씨는 최근 내놓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보유 주택 매도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에 이어 세율 인하 등을 골자로 한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박씨는 "양도세 부담으로 매도를 고려하고 있지만, 당분간 금리 인상과 새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을 보고 최종 판단해야 할 것 같다"며 "종부세 부담이 크게 줄어든 만큼 시간을 갖고 좀 더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2 회사원 강모(38)씨는 내 집 마련의 꿈을 잠시 미뤘다. 대출 규제 강화와 추가 금리 인상에 250만호에 달하는 주택이 실제 공급되면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강씨는 "집값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대출을 받기도 힘들고,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도 만만치 않다"며 "앞으로 집값이 더 떨어질 것 같아서 전셋집 계약을 연장하고 시장을 지켜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잇단 기준금리 인상에 경기침체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금리 인상에 대출 규제 강화로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매수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매수·매도자 모두 집값 추이를 살피면서 관망세가 짙어지는 양상이다. 새 정부의 부동산 관련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향후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장을 놓고 시각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선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면서 거래가 사실상 끊겼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613건(22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아직 등록 신고 기한(30일)이 남아 매매 건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지난 2월 세웠던 역대 최저 기록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거래절벽 현상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1월 1090건 ▲2월 814건 ▲3월 1434건 ▲4월 1751건 ▲5월 1738건 ▲6월 907건 ▲7월 613건이다.
서울 아파트값이 3년 6개월여 만에 25개 구(邱) 모두 하락했고, 갈수록 낙폭이 커지고 있다. 또 아파트 매수심리는 1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더니, 3년 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9% 하락해 전주(-0.08%)보다 하락 폭이 확대됐다. 구별로 보면 노원구(-0.21%), 도봉구(-0.20%), 은평구(-0.18%), 구로구(-0.09%), 금천구(-0.08%), 송파구(-0.07%) 등의 하락세가 뚜렷했다. 또 서초구(-0.01%)가 지난 2월 셋째 주(-0.01%) 이후 6개월 만에 하락 전환되면서 서울 25개 구에서 모두 집값이 떨어졌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 영향과 폭우로 매수 문의가 한산한 가운데 매물 가격이 하향 조정돼도 거래가 성사되지 않고 있다“며 "거래량 감소세가 지속되며 서울 지역의 하락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는 1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더니, 3년 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4.4로 전주(84.6)보다 0.2p 떨어졌다. 지난 5월2일(91.1) 조사 이후 14주 연속 하락세로, 2019년 7월 8일(83.2)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거래절벽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집값 고점 인식 확산한 상황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까지 예상되면서 매수세가 더욱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집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이상 거래량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거래절벽 현상이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 7일부터 강화된 대출 규제가 시행되고, 기준금리 인상 단행, 세금 부담 증가 등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하면서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집값이 일부 하락했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로 추격 매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거래절벽 상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금리가 추가로 인상되면 거래량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택 경기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지금과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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