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서울시 |
#서울 노원구의 한 다가구주택에 살고 있는 임차인 최 모씨는 계약 당시 수도 누수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임대차 계약서에 수리비 부담에 대한 내용을 적어놓지 않아 입주후 수리비를 둘러싸고 집주인과 마찰을 빚었다.
현재 사용되는 전·월세 계약서가 법적으로 통일된 형식이 없고 특히 수리비 등과 같은 항목이 있는 경우가 없다. 이 때문에 임대인·임차인간 사후 분쟁이 발생했을 때 임차인의 법적 보호가 어렵다는 지적이 일어 왔다.
서울시는 법무부와 공동으로 임대인 및 임차인의 의무와 권리 범위를 명확히 규정한 새로운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를 추가 보급한다고 1일 밝혔다. 통상 쓰이는 전·월세 계약서에는 주소지를 비롯해 보증금, 계약금, 중도금, 잔금 등 비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는 이에 따라 새로운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를 통해 분쟁발생 사전방지를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새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의 특징은 △입주 전·후 수리비 부담 등 임차인 보호조항 추가 신설 △계약서 분량 축소 △전자서식 제공 등이다.
우선 임대인·임차인간 분쟁발생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수리비 부담의 경우 계약서에 따라 △임차주택의 수리가 필요한 시설물 유무 △수리가 필요한 시설물에 대한 수리 완료 시점 △수리 미완료시 부담 방법 등을 미리 합의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전·월세전환가구 증가에 따라 시 임대차 간이분쟁조정제도 조정접수 건수는 2012년 12건에서 2014년 104건으로 2년새 9배 가까이 증가 추세"라며 "원인규명이 쉽지 않은 만큼 수리가 필요한 시설물 및 비용 부담에 대해 임대차 계약시 미리 합의하면 관련 분쟁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자료제공=서울시 |
계약서 분량도 기존 3장에서 2장으로 간소화하고 계약 체결시 반드시 알아야할 법령사항은 별지로 구성됐다. 기존 표준계약서 이용이 저조했던 이유 가운데 '복잡하기 때문에'가 큰 비중을 차지해서다.
시는 개업공인중개사들의 편의를 위해 기존 종이서식으로만 제공해 일일이 수기로 작성해야 하는 불편함을 개선, 민간회사와 협력해 부동산정보망인 '부동산렛츠'와 '알터'에 전자서식 형태로도 올릴 예정이다.
임대인·임차인과 개업공인중개사는 시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 홈페이지 (http://cb-counsel.seoul.go.kr)에서 서식을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시는 구청 민원실과 동 주민센터에도 표준계약서를 비치해 임대인·임차인에게 표준계약서를 사용할 것을 홍보하고 주택임대차 법령을 안내할 계획이다.
진희선 시 주택건축국장은 "달라진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는 내용은 간소화하면서도 임대인·임차인의 의무와 권리 범위를 명확히 규정했기 때문에 임대차 분쟁 감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주택임대차표준계약서 보급을 위해 개업공인중개사들을 대상으로 홍보하고 중앙정부에 계약서식의 법제화도 건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성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