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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의 반전…해제지역 땅값 급등하며 추가 해제 분위기 확산

서광 공인중개사 2015. 10. 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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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의 반전…

해제지역 땅값 급등하며 추가 해제 분위기 확산

 

 

 

 

헤럴드경제|2015.10.02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아니, 글쎄 안 판다니까요. 굳이 팔 이유도 없고 앞으로 더 오를 거 같은데 뭘…”

지난 1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의 한 공인중개업소에서는 공인중개사가 전화로 땅 주인 P 씨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땅을 높은 값에 팔라는 공인중개사와 안팔겠다는 땅 주인과의 신경전이 팽팽하게 한참 이어졌다.

P 씨는 작년 여름 국내 부동산 경기가 침체의 골에 빠진 채 한 치의 앞도 보이지 않을 무렵, 값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뉴타운 매물을 샀다. 당시 뉴타운 매물은 뉴타운이 성공적으로 진행돼봤자 보상가가 시세의 60~70% 선에서 매겨진다는 사실이 비로소 널리 알려져 인기가 수직하락한 시기였다.

 

서울 강북권의 한 뉴타운 구역에 빌라 분양을 홍보하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붙어 있다.

 


특히 덩치가 큰 대형 단독주택 호가가 폭락했다. 총액이 작은 소형 단독주택의 3.3㎡당 시세가 1100만~1200만원을 형성할 때, 대형 단독주택은 8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P 씨는 당시 약 336㎡ 규모의 대형 단독주택을 3.3㎡당 795만원대(총액 약 8억원)에 과감히 매입했다.

주변에서는 그렇게 많은 금액을 한물간 뉴타운 투자에 왜 쓰냐는 말들이 오갔지만 P 씨는 단호했다. 그는 “이 정도 금액이면 뉴타운 진행이 돼도 손해볼 게 없고 안돼도 손해볼 게 없다”는 논리를 폈다.

약 1년여가 지난 현재 P 씨가 주택을 매입한 구역은 뉴타운이 해제되면서 상황이 완전히 반전됐다. P 씨의 담담한 논리는 소위 ‘대박’을 불러왔다.

뉴타운 해제로 아파트를 지을 수 없게 되자 속칭 빌라업자들이 몰려들어 빌라를 지을 만한 땅을 싹쓸이한 것. 빌라를 지을 수 있는 대형 단독주택의 몸값이 특히 고공행진했다. 3.3㎡당 795만원에 산 P 씨의 주택은 현재 1200만원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장위동 R공인중개사 관계자에 따르면 1200만원대 매물도 찾기 힘들고, 1300만원대 매물이 슬슬 나오고 있다. 1년여만에 3억원 가량 시세가 뛰었지만 P 씨는 “향후 이 일대에 북서울꿈의숲이라는 대규모 시민공원이 조성될 것인데다 동북선 경전철이 들어오고, 일부 진행된 뉴타운 아파트들이 들어서면 주변 땅값은 더 오를 것”이라며 당분간은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뉴타운 해제구역의 땅값이 급등하면서 뉴타운이 새로운 반전의 계기를 맞고 있다.

뉴타운 진행이냐, 해제냐의 논란이 주민들 사이에서 약 10여년간 한발짝의 진전도 없이 계속 맴돌고 있는 가운데 해제지역의 땅값이 급등하면서 주변 지역의 뉴타운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뉴타운이 진행되면 뉴타운 조합원들은 소유지분 시세의 60~70%의 보상가를 돌려받고, 조합원 분양을 받는다. 조합원 분양가는 통상 일반분양가보다 30~40%까지 저렴하게 책정된 적도 있었으나, 건설사들이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20% 정도 저렴하게 책정하다가 최근에는 아예 거의 차이를 두지 않는 추세. 그러다보니 조합원 입장에서는 오히려 해제 후 시세대로 받고 팔아넘기는 게 상책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런 식으로 해제됐거나 해제 가능성이 높은 구역의 대형 단독주택이 최근 상한가를 올리다보니 부작용도 다수 나타나고 있다. 빌라를 지을 수 없는 소형 주택이나 빌라 지분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소액으로 뉴타운 투자에 나섰다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양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재개발구역 반대 비대위 모임인 공생포럼은 조영미 총무는 “길음1구역, 용두6구역 등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아 사업이 막바지 단계에 이른 구역에서도 해제를 위한 격렬한 반대 운동이 나타나는 등 해제 분위기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