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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택자도 보유세 폭탄 맞는다?…사실을 따져봤다

서광 공인중개사 2018. 9. 2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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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택자도 보유세 폭탄 맞는다?…사실을 따져봤다





조선일보 | 2018.09.25


'집값 상승분 주택 공시가에 반영' 대책에 세금 상승 걱정 늘어
보유세 증가액 시뮬레이션 해보니…1주택자 대부분 인상 미미


서울 서대문구에 전용면적 59 ㎡ 아파트 1채를 보유하고 있는 A씨는 요즘 고민이 깊다. 올 들어 아파트 시세가 5억원에서 6억원으로 급등해 내년에 내야 할 보유세가 벌써부터 걱정되기 시작한 것. 그도 그럴 것이 정부가 지난 9·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올해 가격이 급등한 집은 시세 상승분을 반영해 공시가격도 대폭 올리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집 한 채만 있는데도 보유세 인상을 걱정하는 것은 A씨 뿐만이 아니다. 한국은행이 작년 말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주택의 3분의 2는 1주택자가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집값이 올라도 당장 손에 쥐는 돈은 한푼도 없지만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는 늘어난다.

그렇다면 집 한채뿐인 1주택자는 실제로 내년에 보유세 폭탄을 맞게 될까. 땅집고가 아파트 가격대별 내년 보유세 증가분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1주택자 가운데 내년에 보유세가 부담스러울 만큼 늘어나는 경우는 일부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실거래가 7억 아파트 보유세 얼마나 늘어날까?

서울 노원구 중계노원건영3차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올 8월 실거래가가 7억2000만원이었다.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도움을 받아 내년도 보유세 증가액을 추정했다.



9.13 대책에 따른 1주택자의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증가액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이 아파트의 올해 공시가격은4억 4700만원이고, 재산세 부담액은 103만원이다. 이 아파트는 올해 시세가 15% 올랐기 때문에 내년에 이 비율을 반영해 공시가격도 15% 높아진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내년 공시가격은 5억1750만원, 재산세 부담액은 119만원이다. 재산세 부담액이 약 16만원 늘어나는 데 그친다.

마찬가지로 시세 9억원짜리 아파트와 시세 6억원짜리 아파트가 올해 각각 시세가 15% 올랐다고 가정하고 내년 보유세 증가분을 계산해 보자. 두 아파트 모두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이 아니어서 재산세 증가분만 계산한다.

시세 9억원(공시가격 6억3000만원 가정)인 아파트는 올해 재산세 부담액이 158만원이고, 내년에는 193만원이다. 35만원이 늘어난다. 시세 6억원(공시가격 4억2000만원 가정)인 아파트는 올해와 내년 재산세로 각각 89만원, 105만원을 부담해 16만원이 늘어난다.

■ 9억 이하 서울 아파트 74%는 보유세 인상 미미



서울 지역별 시가 9억원 이하 아파트의 숫자와 비율. /부동산11


서울 집값이 비싸다지만 시가 9억원 넘는 고가 아파트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부동산정보회사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8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총 135만7000가구 중 74%인 100만5000가구가 시가 9억원 이하이다. 한강 이북 14개구만 따져보면 총 63만 가구의 89%(55만7000가구)가 시가 9억원 이하다.

올 8월말 현재 시가 6억 이하 아파트도 서울 전체의 절반이 넘는 51%(69만5000가구)이다. 한강 이북 14개구에서는 전체의 66%인 41만6000가구가 6억원 이하이다.

다만 강남 3구에서는 9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이 26%에 불과하다. 강남 3구 전체 아파트 28만4000가구 중 21만가구(74%)가 시가 9억원을 넘는다. 다른 지역과 달리 강남 3구에서는 보유세 인상에 따른 1주택자 부담이 제법 늘어날 수 있다.

강남 3구에서는 1주택자 종부세 부과 대상인 공시가격 9억원, 시가로 치면 13억원을 넘는 아파트가 많다. 전체 28만4000가구 중 57%인 16만1000가구에 달한다. 강남 3구 외의 나머지 구를 합쳐도 시가 13억원 넘는 아파트는 4만가구에 불과하다. 서울 전체로 보면 13억원 초과 아파트 비율은 15%, 한강 이북에서는 3%(1만8000가구)에 불과했다.

■ 시가 13억9000만원 아파트는 내년 보유세 ‘59만원’ 증가

그렇다면 시가 13억원 넘는 아파트를 가진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은 얼마나 늘어날까.


9.13 대책에 따른 1주택자의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증가액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지난달 실거래가가 13억9000만원이었던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를 예로 든다. 이 아파트는 올해 공시가격이 12억5600만원으로 종부세 부과 대상이 아니다. 이 아파트는 올해 재산세로 174만원을 납부한다.

이 아파트는 내년에 종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되면서 보유세 부담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시세 상승분을 반영한 내년 공시가격은 9억6300만원이 되면서 1주택자 종부세 납부 대상(공시가격 9억원 초과)에 포함된다.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재산세 증가분까지 합하면 내년 보유세 부담액은 243만원으로 59만원 늘어난다.

정부가 공시가격을 매년 10%씩 올린다고 가정하면 보유세 부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종부세는 누진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공시가격 상승이 지속된다면 2022년에는 이 아파트의 보유세 부담액은 561만원으로 추정된다. 올해(174만원)와 비교하면 387만원(222%) 늘어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고가 아파트 1채만 가진 경우 내년 보유세 부담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서울 고가 아파트의 최근 실거래가와 9·13 대책에 따른 종부세 부담 증가액을 계산해보면 다음과 같다.



9.13 대책에 따른 고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증가액을 예상한 결과.


한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