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공사비 적정한가요"…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 신청 '봇물'
뉴시스 2019.11.18
지난달 24일 제도 시행 이후 조합 3곳 신청
감정원 "둔촌주공 등 3곳 추가 신청 앞둬"
사업지연·수수료 등 논란…"긍정적 효과 기대"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으로 선정된 서울 강동구 둔촌동 일대 모습. 2019.11.06.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지난달 24일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 제도가 시행된 직후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검증 신청에 봇물이 터졌다. 그동안 '고무줄 공사비'에도 전문성이 부족해 적정성 판단에 어려움을 겪어온 정비사업 조합들이 새 제도가 시행되자마자 검증에 나선 결과다.
이 제도를 통해 조합원들이 알권리가 강화되고, 공사비의 투명성도 커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주목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정비사업 일정이 지연되고, 적지 않은 검증 수수료가 전체 사업비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부작용을 제기하고 있다.
18일 한국감정원 공사비검증부에 따르면 지난달 제도 시행 이후 조합들의 공사비 검증 요청이 쇄도하면서, 이날까지 공사비 검증을 신청한 곳은 모두 3곳(접수 중 1곳 포함)이다.
공사비 검증제도는 공사비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나 비리 적발 등의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도입 된 것으로,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안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 법 개정안은
▲조합원 5분의 1(20%) 이상이 검증을 요청하거나
▲공사비 증액 규모가 5% 이상(사업시행인가 이전 시공사 선정하는 지방 사업장은 10% 이상)인 경우에는 공사비를 검증하도록 하고 있다.
또 검증 이후에도 공사비가 3% 이상 증액될 경우도 대상이다. 검증기관은 감정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2곳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사업비 검증에 대한 조합들의 관심이 많아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을 포함해 추가로 조합 3곳이 조만간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부에서는 제도 시행에 따른 우려도 제기한다.
우선 사업 지연 문제다. 감정원에 따르면 공사비 검증 신청이 접수되면 최대 60일 이내(증액 공사비 1000억원 미만)에 처리하도록 돼 있어서다.
또 제출해야 할 서류들이 과도해 시공사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
검증 수수료가 지나치게 비싼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있다. 검증 수수료는 증액 공사비에 따라 차등되는 데, 최고 구간인 '200억원 초과' 시 4850만원에 200억원 초과액의 0.0005%를 가산해, 억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과도한 수수료가 사업비로 전가되면 공사비 검증제도를 통해 기대했던 효과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전체 사업기간을 놓고 보면 수년이 걸리기도 하는데 '최대 60일'이라는 검증시간 때문에 사업지연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면서 "검증을 최대한 빨리 끝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검증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증액 공사비가 적정한 수준인지를 판단해 과도한 공사비 부풀리기를 막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효과를 감안하면 비싸다고만 볼 수 없다"면서 "법적 효력은 없지만 검증 결과를 토대로 조합의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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